◇세탁 프랜차이즈 본사 공장에서 생산 책임자로 10년간 일하다 지난해 관련 가맹점을 오픈한 황명옥씨. 2개 점포를 동분서주하느라 눈코뜰새 없다.
아르바이트생에서 공장의 생산 책임자로, 이젠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까지. 지난 10년간 아줌마의 도전은 계속 벽을 넘었다. 도전의 버팀목은 '이 일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는 자신감이었다.
직장인 남편, 대학생과 고등학생 두 자녀를 둔 '아줌마' 황명옥씨(48)는 지난해 경남 창원시에 세탁전문 프랜차이즈인 '월드크리닝' 창원대방점을 오픈했다. 선뜻 창업하겠다는 선언에 남편과 자녀들은 말리지 않았다. 이전까지 10년간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세탁 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 본사에서 생산책임자로 일한 경력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황씨를 '세탁 전문가'로 대접했다.
황씨는 "직장에 나가기 전까지 전업주부로 살았다. 아이들이 커가고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식으로 세탁 공장에 나갔다. 이후 내일 처럼 열심히 했다. 10년간 일하다 보니 세탁물 분류, 기계 작업, 다림질 등 세탁 공정에는 자신이 있었다. 나이도 먹고 이제는 뭔가 '내 것'을 가지고 싶어 창업했다"고 말했다. 세탁업은 입지보다 성실함과 믿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억원을 들여 창업을 했다. 매출은 서너달이 지나자 이내 안정세였다. 최근에는 월매출이 2500만원선, 완만한 상승곡선이다. 황씨는 "회사 다닐 때보다는 수입이 나아야 하고, 그럴려고 창업했다. 아직 순수익이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고객 관리나 응대에 대한 불안이 있었지만 1년 정도 지난 지금은 이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용기를 내 지난 8월에는 창원 소계시장 인근에 같은 브랜드로 두번째 점포를 창업했다. 대방점은 웬만한 세탁물은 직접 처리하는 중형 규모, 이른바 론드리 샵이고 소계시장점은 세탁물을 받아서 본사공장에 보내 완성품을 다시 받아오는 소형 중계점이다.
본사 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용기를 내 창업을 한 황씨를 보고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았다고 여기는 듯하다. 정작 황씨는 "창업이 그렇게 두렵지 않았다"고 한다. 세탁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는 일을 하는데 있어 범위만 넓힌다는 생각이었다.
직장 다닐 때와의 차이라고 하면 경영이다. 매출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불안감보다 무슨일이 벌어져도 최종 책임을 져야한다는 무게감이 크다.
요즘 세탁업의 가장 큰 고민은 규모가 커진 클레임이다. 1000원짜리 Y셔츠 세탁이지만 작은 실수라도 나오면 수십만원을 물어줘야하는 일이 생긴다. 잦지는 않지만 없지도 않다. 황씨는 "고객이 민원을 하면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요즘은 고가 의류가 많아졌다. 접수를 받을 때부터 꼼꼼하게 살핀다. 또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미루면 일이 더 커진다. 세탁 공정상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고, 때론 고객의 오해도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관련 보험같은 안전장치도 없는 상태다.
황씨는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고 믿고 싶다. 고객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느낀다. 좀더 자리를 잡으면 세탁 공장을 운영해 보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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