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
한윤교 (주)가르텐 대표는 외식업계는 손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기술력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최상의 맛을 찾아내는 것을 바탕으로 경쟁력과 성장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 본문 >
잘나가던 직장인으로 남부러울 게 없었다. 대기업, 그것도 국내 최고기업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에서 10여 년간 엔지니어로 재직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소위 안정적인 인생은 보장된 듯 했다. 그런데 안정적 인생을 스스로 버렸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 한윤교 (주)가르텐 대표의 얘기다.
(주)가르텐은 2003년 사업을 시작해 현재 '가르텐 호프&레스트', '치킨퐁', '사도시', '요리마시따' 등의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업체다. 가맹점수는 350여개에 달한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도 저마다 독특한 경쟁력을 내세우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한 대표의 사업이 처음부터 잘 됐던 것은 아니다. 한 대표는 "삼성전자를 퇴직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만류가 많았다"며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굴지의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10년 간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안정적인 인생이 보장되어 있었죠. 그런데 선천적으로 도전정신이 강한 탓에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 대표는 퇴직금을 바탕으로 가구업과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실패. 연이은 실패에 그나마 갖고 있던 초기비용도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시장 분석을 한 뒤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사회는 냉정했고 계획은 계획일 뿐 현실은 달랐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단순히 잘 될 것이란 긍정적인 생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슷한 아이템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작더라도 남들과 다른 차별화 경쟁력이 필요했습니다."
한 대표는 실패를 괴로워할 틈도 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특별함만을 내세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혼자만의 행복일 뿐,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그가 택한 게 맥주전문점이다. 가장 보편화된 창업아이템인 동시에 차별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었다. 차별화를 위해 그는 삼성전자 엔니지어 출신의 이력을 살려 냉각 테이블을 개발, 2003년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25평 규모의 지하 매장에 '가르텐 호프&레스트'의 모태가 되는 '가르텐 비어'를 오픈했다. 냉각테이블은 맥주를 가장 맛있는 온도인 4℃로 유지해주는 냉각 홀더가 탑재된 테이블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맥주의 시원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한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아이스잔을 이용해 김이 잘 빠지지 않는 신선도 100%의 맥주를 맛 볼 수 있게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시원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냉각테이블이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40여개의 프랜차이즈 관련 발명 특허를 냈다. 냉각테이블 외에도 회를 싱싱하게 보존하는 기기, 기름에 튀기지 않는 오븐, 소형 화덕 피자 등 다양한 외식 관련 장비 개발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르텐 호프&레스트 외에도 회 전문 프랜차이즈 '사도시', 치킨 체인점 '치킨퐁' 등을 론칭했다.
"외식 시장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게 중요했습니다. 제조업 못지않게 기술력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게 외식업계 입니다. 꾸준히 장비의 개선·보완 작업을 통해 언제나 최고의 맛을 고객들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한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믿음을 통해 고객 신뢰도를 높였다.
올해 초 서울 본사를 대전으로 옮긴 것도 이 때문. (주)가르텐이 처음 출발했던 대전으로 본사를 옮겨 초심을 되새기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대전 소재 대학교와 합심해 외식관련 학과 학생들을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인력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기업의 중심은 사장이 아닌 소비자가 돼야 한다"며 "순간의 이익을 좇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의견이 0개가 있습니다.
숫자 및 문자를 모두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