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인 국내 커피 시장에서 '신토불이'를 외치는 이단아. 1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6년 만에 연매출 200억원을 훌쩍 넘기더니 2014년까지 매출 5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는 CEO. 카페 띠아모 김성동 대표(44)는 한마디로 '괴짜'다.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도 '사람과 함께'다. 돈이 아닌 사람을 모든 일에 중심에 둬야 한다고 믿는 것. 7번의 사업 실패를 겪으면서 체득한 값진 노하우다. 인생 2막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김 대표의 '사업=사람'이라는 경영전략을 주목할 만하다.
"2006년에 100만원으로 띠아모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 전에 삼겹살과 찜닭, 가구공장 등 7번의 실패로 사업자금을 탕진했고 월세를 전전했죠. 여우같은 부인과 토끼 같은 자식을 보니 이대로 포기해선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젤라또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자금이 없더라고요. 그때 자신들의 젊음을 투자하겠다는 2명이 있었어요.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이 가장 큰 밑천이었어요."
베이커리 회사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했던 김성동 대표가 밝힌 '성공 노하우'는 명확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과 좋은 사람들, 이 두 가지 요건만 충족시킨다면 사업을 하면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믿는다.
그도 그럴 것이 카페 띠아모의 시작은 변변치 못했다.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서울 강남의 모 경찰서와 공원 휴게실에서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그의 수중에는 단돈 100만원밖에 없었다. 더욱이 젤라또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이 국내에 생소했던 만큼 창업자를 모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젤라또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죠.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어요. 젤라또의 성장 가능성을 설명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지요."
이렇게 해서 하나, 둘 오픈한 띠아모 매장들이 잇따라 대박을 냈고, 1년여 만에 35개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엔 김 대표만의 괴짜 철학이 반영됐다. 당시만 해도 커피를 주력으로 한 커피 전문점이 대세를 이뤘다. 그런데 카페 띠아모는 달랐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주력 메뉴로 내세웠고, 커피는 사이드 메뉴로 판매했다.
"많은 사업을 시도하며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이 있어요. 아이스크림처럼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를 해야 한다는 교훈이죠. 시기도 잘 만났어요. '웰빙'이라는 트렌드와 젤라또가 만나 최상의 궁합을 이뤘죠."
카페 띠아모에서 시작된 젤라또는 커피전문점의 벤치마킹이 됐다. 그러나 카페 띠아모처럼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는 홈메이드식 젤라또는 아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미국식 아이스크림이다.
반면 띠아모는 신선한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홈메이드식 젤라또를 직접 제조한다. 이탈리아식 젤라또는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유지방 비율이 절반 이상 낮고 맛이 상큼하면서도 담백하다. 김 대표는 "인공 색소나 감미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만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젤라또에 안주하기보다 사이드 메뉴인 커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남양주시에 커피 로스팅 공장을 설립,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전문가가 생두부터 직접 선별해 로스팅 한다. 스페셜 등급의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 한 후 블렌딩해서 커피의 풍부한 맛과 향을 살렸다.
"창업을 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읽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또 다양한 메뉴와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개발해야만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요. 식음료를 취급하는 카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계절 한정 메뉴를 이용하는 등 수익원의 다양화를 이끌어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김 대표가 창업의 성공 노하우다.
카페 띠아모는 국내 400여개 매장과 해외의 10여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준비는 끝났다. 토종 젤라토·커피 프랜차이즈로서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18개국에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몽골의 경우 카페 띠아모는 스타벅스보다 좋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2010년 12월 오픈한 3번째 해외 매장 필리핀 그린벨트몰점 오픈식 때는 미국 CNN 방송도 취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김 대표는 "한국형 카페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창업자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 가맹점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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