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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의 과잉주문 '갑질' 차단…'구두 납품 발주' 금지
기사입력| 2017-09-28 14:35:30
앞으로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을 주문할 때는 반드시 계약서에 수량을 기재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이런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월 7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일정 수량의 상품을 주문할 때 반드시 계약서에 수량을 기재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금까지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을 주문할 때 계약서에 수량을 적지 않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특히 TV홈쇼핑은 짧은 기간에 주문과 판매가 이뤄지는 탓에 주문 수량을 적지 않는 것이 관행화돼있다.
이는 시행령상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할 사항(서면 기재사항)에 수량이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문 시점부터 수량을 명시하지 않으면 유통·납품업체 간 분쟁이 발생하기 쉽고 과잉 주문에 따른 재고 위험도 납품업체가 부담하게 된다. 아울러, 대형 유통업체의 부당 반품 등으로 납품업체가 손해를 입어도 주문·납품 수량에 대한 증거가 남지 않아 시정조치와 피해 구제가 곤란했었다.
과징금 부과 기준에 대한 법적 근거도 강화된다. 현재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 여부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과징금 산정 기준 등은 법령이 아닌 공정위 고시에 규정하고 있다. 과징금 부과 여부 판단 기준 등을 수범자가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행령에 규정할 필요가 있어 개정안에서는 과징금 고시 규정 내용 중 ▲과징금 부과 여부 판단 기준 ▲과징금 산정 기준의 개괄적 내용을 시행령으로 격상했다.
이밖에도 과징금 상한액 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납품대금의 정의는 '위반행위를 한 기간 구매한 관련 상품의 매입액'에서 '위반행위와 관련된 상품 매입액'으로 개선된다. 이는 기존 기준으로 법 위반 기간이 없는 일회성 불공정행위나 법 위반 기간 구매 행위가 없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납품대금을 산정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공정위 측은 "개정 시행령이 본격 시행되면 대형 유통업체의 구두 발주 관행이 개선되어 납품업체 피해가 줄어들고 과징금 산정 · 부과도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은 물론 지난 8월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 대책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