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GS그룹 등 일부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들은 단 한 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12월 기준으로 장애인 고용 실적이 현저히 낮은 국가·자치단체(8곳), 공공기관(11곳), 민간기업(571곳) 등 총 590곳의 명단을 24일 발표했다.
공표 대상은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이 1.8% 미만이거나 장애인 근로자(비공무원) 고용률이 1.35% 미만인 국가·자치단체, 장애인 고용률이 1.8% 미만인 공공기관, 1.35% 미만인 민간기업 등이다.
국가·자치단체에서는 국회(1.45%)와 서울시교육청(1.77%) 등 7개 교육청이 포함됐다.
공공기관에서는 서울대병원(1.09%), 국방과학연구소(1.60%) 등 주로 의료·연구개발(R&D) 기능을 수행하는 '기타 공공기관'이 포함됐다.
중소기업연구원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단 한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았다.
민간기업에서는 근로자 1000인 이상 기업 124곳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돼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고용부는 "사회적 책임 이행에 앞장서야 할 30대 그룹의 장애인 고용이 여전히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6개 그룹(삼성·롯데·한화·CJ·에쓰오일·동국제강)을 제외한 24개 그룹 계열사 53곳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한진(6곳)·GS(5곳)·신세계(4곳)·대림(4곳) 등의 순으로 포함된 계열사가 많았다. 이 중 31개 계열사는 2회 연속 포함됐다.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민간기업은 프라다코리아, 스와로브스키코리아 등 37곳이었다.
지오다노, 엘브이엠에치코스메틱스, 에이에스엠엘코리아, 휴먼테크원 등 4곳은 현재 방식의 공표가 시작된 2008년부터 14회 연속 포함됐다.
특히 의류업체로서 상시근로자 수가 400명 이상인 지오다노는 지난해 단 한 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계속 포함됐던 곳이 장애인 고용 노력으로 이번 공표에서는 제외된 우수사례도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으로 이번 공표에서 제외됐다. 지난번까지 9회 연속 포함됐던 대구교육청 또한 그동안 지속해서 장애인 교원을 채용했다.
박성희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이번부터는 지방청 홈페이지에도 명단을 게시하는 등 공표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며, 내년부터 의무고용률이 상향되는 만큼 기업이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확대, 훈련 인프라 확충 등을 꼼꼼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고용 저조 기관 명단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www.kead.or.kr), 관보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지난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정으로 도입됐으며, 국가·자치단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의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에게 일정비율 이상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하는 제도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