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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티몬·위메프, 대금지급 지연 등 갑질 횡포…공정위, 소셜커머스업계 정조준

기사입력| 2016-06-03 08:42:37

소셜커머스업계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불공정 거래 형태를 통해 입점업체나 하청업체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대금지급 지연, 독점판매 강요 등은 기본. 무리한 가격할인을 요청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거래시장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을 배경으로 하청업체에게 '갑(甲)질'을 해온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점에 주목, 이달 중 소셜커머스 업체에 대한 사전조사에 나선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을 쥐어짜는 갑질 행태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매년 국정감사 시기만 되면 소셜커머스업계의 불공정 거래 행태는 단골메뉴로 등장했지만 시정이 되지 않았던 점, 최근 대형마트의 불공정거래 행태의 적발이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공정위의 조사 강도가 상당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월 유통분야 납품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구매력을 바탕으로 부당하게 비용과 위험을 전달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춰 소셜커머스와 온라인 쇼핑몰의 실태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는 게 이유다.

소셜커머스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쿠팡, 티몬, 위메프 등 3사의 연간 거래액은 한국온라인유통협회 추산 8조원에 달한다. 2010년 5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그러나 커진 규모에 비해 시장 내부 시스템은 성장하지 못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소셜커머스업체의 불공정 행태가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업체의 대표적인 횡포 사례는 대금결제를 미루는 것이다. 소셜커머스업체는 납품업체에서 외상 형태로 물건을 가져다 팔고 대금은 판매 후 지불하고 있다.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자는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 안에 납품업체에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 기한을 넘기면 기한에 상응하는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소셜커머스업체의 대급 정산 관련 문제는 해마다 국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제때 지급이 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의 현금성 자산은 쿠팡 7115억원, 티몬 1137억원, 위메프 947억원으로 총 9199억원이다. 반면 쿠팡의 매입채무·미지급금은 5151억원, 티몬은 3015억원, 위메프는 2492억원으로 각각 전체 매출의 45%, 154%, 1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의 미지급금이 전체 매출의 1% 수준을 비롯해 대형마트가 한자리수 수준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소셜커머스업체는 외상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입점업체의 돈으로 회사를 굴리고 있는 구조다.

소셜커머스 3사가 2015년 전자공시를 통해 밝힌 영업손실 규모는 총 8314억원이다. 쿠팡은 5470억원, 티몬은 1419억원, 위메프는 14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3사가 2010년 이후 6년 동안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지 못하고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신용문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문제 발생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입점업체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단 소셜커머스업체들은 판매대금을 유보금 형식으로 쌓아두고 입점업체에 대금 지급을 지연하는 것에 대해 고객 권익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반품 요구 등 판매 사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셜커머스업계의 횡포 사례는 다양하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앞세워 납품업체에게 독점 거래를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쿠폰 할인 등 각종 행사에서 제외시키는 등의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오프라인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납품업체에 부담도 전가했다. 이마트가 소셜커머스에 대응해 휴지·세제·기저귀·분유 등을 '가격의 끝' 상품으로 선정하고 온·오프라인 통틀어 업계 최저가로 판매하자 소셜커머스업체도 지지 않고 가격 경쟁을 벌이느라 납품업체 '쥐어짜기'에 나선 것이다. 무리한 가격인하 요구와 함께 쿠폰 등 고객 혜택 관련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업계의 입장도 이해되는 면은 있지만 많은 중소기업이 불공정 행태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규모유통법 적용을 회피하거나 집행 사각지대에 있는 불공정행위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공정위의 이번 실태조사의 강도가 얼마나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