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롯데 내부지분율·순환출자 압도적 1위…오너일가 지분 2.4% 불과
기사입력| 2016-02-01 13:54:54
롯데의 내부 지분율이 85.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10대 그룹(총수가 존재하는 대기업 집단) 가운데 롯데를 제외한 9개 그룹의 평균 내부 지분율은 53% 수준으로, 롯데 보다 38%포인트나 낮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기업집단 롯데 해외계열사 소유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오너 일가·계열사간 복잡하고 폐쇄적인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사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의 내부 지분율은 62.9%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롯데 해외계열사의 소유 구조가 추가돼 내부 지분율이 22.7% 포인트나 뛰면서 85.6%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는 롯데그룹이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를 동일인(오너) 관련자가 아니라 '기타 주주'로 신고했기 때문에 내부 지분율이 실제보다 낮게 산정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롯데가 작년 하반기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 분석한 결과, 광윤사·롯데홀딩스·㈜패밀리·㈜L투자회사(12개) 등 일본계 15개 회사와 스위스 LOVEST A.G까지 모두 16개 해외계열사가 11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호텔롯데(99.3%), 부산롯데호텔(99.9%), 롯데물산(68.9%), 롯데알미늄(57.8%) 등 4개 사의 경우 해외 계열사 지분이 과반수에 달했다.
그런데 롯데 내부자 중 신격호 회장과 동주·동빈 두 아들 등 오너와 친족의 지분은 2.4%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결국 오너 일가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복잡한 계열사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게 됐다.
이에따라 롯데그룹은 작년말 현재 대기업 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6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전체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94개 가운데 무려 71.3%가 롯데 것인 셈이다.
전체 67개 순환출자 고리 중 롯데쇼핑은 63개, 대홍기획은 60개, 롯데제과는 54개의 고리에 포함돼 있다.
일본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로 복잡한 순환출자를 갖고 있다.
신격호 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롯데홀딩스↔LSI(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LSI↔패밀리' 2개 상호출자와 '롯데홀딩스→LSI→패밀리→롯데홀딩스', '롯데홀딩스→L2→LSI→롯데홀딩스', '롯데홀딩스→롯데상사→롯데그린서비스→LSI→롯데홀딩스' 등 4개 순환출자 고리로 일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들 일본 롯데계열사들은 다시 한국 호텔롯데(99.3% 일본 주주)와 롯데알미늄(57.8% 일본 주주) 등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전체 한국 롯데 계열사들은 67개 순환출자 고리로 서로 엮여 있다.
아울러 한국 롯데 그룹의 86개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는 9.3%(8개)에 불과하다. 일본 롯데 계열사는 아예 상장사가 없다.
공정위는 이번 정보 공개로 롯데의 소유·지배 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돼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롯데의 자발적인 소유·지배 구조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격호 회장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자료 미·허위 제출, 롯데 소속 11개사의 주식 소유 현황 허위 신고 및 허위 공시 등 롯데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사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롯데측이 기존에 제출, 신고 또는 공시한 자료와의 차이가 확인된 부분을 중심으로 조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