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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인사 키워드는 '안정'…오너가 승진은 없어

기사입력| 2015-12-01 14:30:20
삼성그룹이 1일 2016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 일각에선 임원인사를 앞두고 핵심 경영진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 등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의 예상은 빗나갔다. 삼성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을 유임시켰고, 사장 승진자는 지난해보다 2배 늘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3세들이 경영일선에 나섰고 계열사 매각이 이뤄진 만큼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2016년 삼성 사장단 인사가 변화의 폭을 최소화 하며 진행됐다"며 "계열사 실적부진으로 흐트러진 조직의 안정화와 미래 성장동력 마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6년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오너 일가의 승진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재로 인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에 대한 내부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 부회장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경영전략 사장도 계속 겸직한다. 다만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기존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 담당'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패션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도 큰 변화는 없었다. 성우열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이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 사장, 정현호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이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사장으로 승진했을 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정현호 인사팀장과 성열우 법무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의 2016년 사장 인사가 그렇다고 무조건 안정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기존 핵심사업에 변화를 줄 실무형 리더를 새로 발굴했고 바이오와 면세유통 등 신규 사업의 새 수장도 임명했다. 삼성 측은 "변화와 성장을 선도할 인물로 사장단을 교체했다"며 "불모지에서 신규 사업을 일구어 낸 주역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기존의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부품),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등 3대 부문 체제는 바꾸지 않고 각 사업부문을 이끄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도 유지했지만 권오현 부회장이 겸직하던 삼성종합기술원장에 정칠희 부원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윤 사장과 신 사장 역시 겸직하던 생활가전과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게 물려줬다.

무선사업부장에는 2014년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근무하며 갤럭시S6, 노트5 개발을 지휘한 고동진 삼성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서 맡는다. 윤 사장이 맡던 생활가전부장은 사장급이 아닌 부사장급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인사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물산은 기존 4인 대표이사 체제를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꾼 것이 전부였다.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4명이 각자 대표이사 역할을 했지만 윤주화 사장만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합병으로 인해 비대해진 통합 삼성물산 사장단 수를 줄이거나 최치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 등이 돌았으나 윤 사장만 자리를 옮기는 선에서 마무리가 됐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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