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면세2차대전, 신세계-SK의 최전선 사령관은?
기사입력| 2015-10-26 10:49:01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누구의 품에?
'면세 2차 대전'이다. 올 하반기 총 4곳의 면세점 주인이 결정된다. 서울 3곳, 부산 1곳이다.
관심이 쏠리는 곳, 역시 서울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의 면세점 특허가 만료된다. '대형 매물'이다. 두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이 2조4853억원이다. 워커힐면세점은 2630억원이다.
대기업 4곳이 뛰어들었다. 기존의 롯데와 SK, 여기에 신세계와 두산이 나섰다. 선전포고부터 '살벌'하다. 롯데 신동빈 회장, SK 최태원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두산 박용만 회장 등 '오너'가 이름을 내걸었다. 그 '명'을 받아 롯데면세점 이홍균 사장, SK네트웍스 문종훈 사장, 신세계DF 성영목 사장, 두산 동현수 사장이 최전선에 섰다. 전선은 ▲롯데 소공점-신세계-두산 ▲SK 워커힐-신세계-두산 ▲롯데 월드타워점-신세계-두산-SK, 이렇게 형성됐다.
'면세 2차 대전', 2회에 나눠서 살펴본다. 첫 회, 신세계DF 성영목 사장 vs SK네트웍스 문종훈 사장이다. 최전선에 나선 CEO들, 과연 누가 오너의 뜻을 이룰까.
▶수성과 공성의 SK-절치부심 신세계
SK의 전략, '지키고 공략한다'다. 워커힐면세점의 수성, 롯데 월드타워점 공략이다.
면세점 사업은 최 회장이 내세운 3대 신성장 사업 중 하나다. 카 라이프(Car Life), 패션과 함께 3대 축을 이룬다. 총력전은 당연하다.
워커힐면세점은 관광 복합형 면세점이다. 국내 최초의 극장식 워커힐쇼, 루이 암스트롱 연주회 등이 열렸다. 국제 행사도 자주 유치한다. 국내 면세업계 최초의 시계·보석 부티크, 중국인 전문 서비스 등의 차별성도 있다. 지난해부터는 리뉴얼 공사 중이다. 다음달이면 9900㎡(3000평 ) 이상의 규모로 커진다. 결연한 '수성'의 의지가 엿보인다.
다른 주머니의 '케레스타 빌딩', 공략용 카드다. 쇼핑에 적합한 구조, 동대문 지역상권과의 연계, 도심 유일의 30대 이상 대형버스 주차가 가능한 지상 주차장, 교통 편이성 등의 장점이 있다. SK가 내세우는 '빼앗을 수 있는 이유'다. SK네트웍스는 이 케레스타 빌딩에 1만6259㎡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재도전이다. 상반기 신규 면세점 전쟁에서 졌다. 유통업계 강자로서 체면을 구겼다.
'절치부심', 서울 3곳 모두에 도전한다. "면세사업을 통해 국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고용창출,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에 일익을 담당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자"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다. 사업지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이다. 이를 중심으로 '한류 복합문화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명동에서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라인이다. 이미 CJ E&M과 함께 미디어폴 설치, K팝 공연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 노하우다.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아울렛 등 다양한 유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인프라, 상품기획, 고객서비스 등에서 '톱클래스'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정 부회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다른 선택이 없다. 역시 총력전이다.
▶삼성맨 vs SK맨
신세계DF를 이끄는 성영목 사장, 전형적인 '삼성맨'이다. 1979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 삼성 비서실, 삼성증권, 삼성물산을 거쳤다. 2004년에는 호텔신라 면세점 총괄을 맡았다. 2007년에는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했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으로 옮긴 건 2011년이다. 오랜 면세점 경험이 장점이다.
성실한 '소통파'로 통한다. 조선호텔 사장 취임후, 직원들에게 '성영목의 모닝커피'라는 편지를 보냈다. 직원들과 수시로 '수다'를 떨고, 그 '피드백'을 담았다. "스킨십 없는 온라인상의 소통은 진정성이 없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정성과 준비가 있어야 하고 나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며 쓴 편지가 100통이 넘는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장 시절에는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20개월간 백화점 문을 열 때면 항상 정문에서 고객을 맞이했다. "얼굴을 모르는 주부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SK네트웍스의 문종훈 사장, 32년간 SK에서 일했다. 1983년 유공에 입사, SK에너지, SK글로벌, SK네트웍스, SK마케팅앤컴퍼니 등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2011년 워커힐로 옮겨 경영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SK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을 맡았다. SK네트웍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건 올해 초다. 역시 면세점과 호텔경영 경력이 장점이다.
그룹내에서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다. 여러 사업분야에서 고객관계관리(CRM)와 토털 마케팅 서비스 등의 경험을 쌓았다. 1997년에는 국내 최초로 에너지 유통사업에 멤버십 서비스인 '엔크린 보너스 카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 몸담은 만큼, 최태원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번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했다. 신세계 본점 신관 시내면세점을 최대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면세점으로 만들겠다."(성 사장)
"이번 입찰을 통해 2개 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하고 우리가 보유한 차별적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사업 성장과 면세사업 발전은 물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문 사장)
경제기여, 새로운 면세점…, 양사 CEO의 출사표는 결연하다. '패배'란 단어는 없다. 오직 '승리'뿐이다. 과연 누가 웃을 수 있을까.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