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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권오현-'카리스마' 구본준, 삼성과 LG의 앞길은?

기사입력| 2015-10-06 15:20:09
"몰입과 창조로 세상을 변화시켜라."(삼성전자)

"꿈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에 도전하라."(LG전자)

국내 전자산업의 두 축, 삼성전자와 LG전자 최고경영자(CEO)에게 물었다. '바라는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삼성전자 쪽에서는 '몰입, 창조, 소통의 가치 창조인'이라는 답변을 보냈다. '열정과 몰입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학습과 창조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인재'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LG전자 측에서는 '꿈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사람', '끊임없이 혁신하는 사람', '팀웍을 이루며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 '꾸준히 실력을 배양하여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사람'을 원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CEO는 권오현 부회장이다. LG전자의 사령탑은 구본준 부회장이 맡고 있다. 권부회장은 전문경영인, 구부회장은 오너기업인이다.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 스타일 그대로다. '열린 CEO'로 통하는 권 부회장, '직선적 카리스마' 구 부회장의 색깔이 묻어있다.

두 회사는 현재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휴대폰 판매 부진에 따른 고민이 크다. 과연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까.



▶삼성전자 vs LG전자

삼성그룹의 모태는 '삼성상회'다. 1938년 설립됐다. 당시에는 식품과 의류 사업에 주력했다. 전자는 1969년 문을 열었다.

이듬해인 1970년 삼성NEC을 설립, 백색가전 및 AV 기기에 손을 댔다. 1974년에는 한국반도체, 1980년에는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했다. 전자업체로서 기반을 닦은 시기다.

1983년, 글로벌 기업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64K DRAM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삼성전자 도약의 기틀이 된 '사건'이다.

이후 삼성은 국내 1위 자리를 굳혔다. 다음 타깃, 세계시장이었다. 도전의 성과는 눈부셨다. 2010년, 평면 TV와 반도체 메모리에서 세계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11년 3분기에는 스마트폰 1위까지 거머쥐었다.

LG전자의 출발점은 1947년이다.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이 세워졌다. 이어 1958년 금성사가 탄생한다. 금성사는 1959년 국내 최초로 진공관 라디오를 생산했다. 1960년에는 선풍기, 1965년 냉장고, 1966년 흑백TV, 1968년에는 에어컨을 만들었다. 역시 국내 최초다. '백색가전의 강자'로서 명성은 그렇게 쌓여갔다.

1995년 LG전자로 간판을 내걸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세계로 눈을 돌렸다. 2004년, 지상파 DMB 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기준, LG전자는 TV모니터 판매량과 드럼세탁기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토론 즐기는 '열린 CEO' vs 직선적인 '카리스마'

권 부회장은 평소 토론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한 열린 조직을 강조한다. 덕분에 조직문화에 가장 많은 변화를 준 CEO란 말을 듣는다.

취임 후 비효율적인 회의와 자료를 줄였다. 대신 좀 더 창조적인 일에 투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려면 열심히 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스마트'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의 지론이다.

출발은 전문경영인과 거리가 멀었다.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에서의 시작이었다. 1988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연구원, 1991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이사 등을 거쳤다. 경영인보다는 '학자'였다.

1997년, 삼성전자 시스템LSI로 자리를 옮긴다. 경영인으로서 진면목이 드러난 것은 이 때부터다. 손을 대는 분야를 세계 1위로 만들어나갔다. 승승장구, 2008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건 2012년 6월이다.

2011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였다. 구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로서 첫 공식석상 멘트를 날렸다. "LG전자만의 독한 DNA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소비자 가전쇼 'CES 2011'에서다.

이 말에서 풍기는 느낌 그대로다. 구 부회장은 과감하고 추진력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LG그룹 내에서도 카리스마가 강한 경영자란 말을 듣는다. 여기에 '직선적'이다. 하고 싶은 말은 거침없이 한다. 권 부회장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걸어온 길도 다르다. 구 부회장은 오너 일가로서 경영자 수업을 차근차근 받았다.

1982년, 첫 직장은 미국 AT&T였다. 1987년 3월에야 금성사 PC 및 모니터 기획담당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996년 LG화학 전무, 1997년에는 LG반도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1999년에는 네덜란드 필립스사로부터 당시 사상최대 규모인 1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출범 4년 만에 회사를 TFT-LCD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후 LG상사 대표이사를 거쳐 2010년 LG전자로 복귀했다. 2011년 위기의 회사를 구하라는 '특명'을 받고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 날이 10월1일, 이제 취임 5년째다.



▶위기의 휴대폰 시장, 돌파구를 찾아라!

두 회사 앞에 놓인 숙제는 똑같다. '휴대폰 시장 위기 탈출'이다.

삼성전자 IM(IT Mobile)부문 매출실적을 보자. 2013년 138조8000억원, 정점을 찍었다. 2014년에는 111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

LG전자도 다르지 않다. 올 2분기 무선(MC)사업부 매출은 3조6484억원, 영업이익 2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와 비교, 매출은 1.4%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99.7% 감소했다. 2분기에는 'G4'가 출시됐다. 충격적인 성적표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휴대폰 시장 전망이 어두워도 '너무' 어둡다. 시장의 침체, 중국업체의 공세, 신흥시장의 통화 약세 등 악재가 겹쳤다. 증권사들도 두 회사의 실적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6021억원로 예상됐다. 전분기 대비 0.13%정도 줄어든 수치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조1630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분기 대비 2.6%가 감소했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이어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플러스'까지 총동원한 결과다 . 극적반전은 없었다. 물론 IM부문 책임자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다. 하지만 대표 CEO로서 권 부회장도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LG전자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14조711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3% 하락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2634억원이다. 전년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MC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2분기 2억원에서 크게 늘 전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판매량이 걸림돌이다. 전분기와 같은 1400만대 정도로 예상된다.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LG전자는 10월1일 반전카드를 내놓았다. 이른바 '조준호폰'을 선보였다. MC사업본부 조준호 사장이 기획·개발단계부터 진두지휘한 제품이다. 구 부회장의 5주년 취임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갈 길이 험난하다. 두 CEO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까.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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