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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갑질' 논란 위메프, 이번엔 입점업체에 갑질?

기사입력| 2015-09-15 09:22:54

지난 1월 '신입사원 갑(甲)질 채용'논란에 휩싸였던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이번엔 입점 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거래일 종료 후 정산방식'을 택하고 있는 위메프는 '딜(특정 품목 판매)'을 진행한 입점 업체는 거래가 완전히 끝난 날로부터 10일이 지나서야 수수료를 제외한 총 판매액의 70%를 정산 받는다. 나머지 30%는 다시 2주일 간격으로 20%, 10%씩 나눠 받을 수 있다.

만약 3개월간 판매를 진행했다면, 해당업체는 제품을 판매·배송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나서야 판매대금을 손에 쥘 수 있었던 것.

소셜커머스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들 중엔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금 보유력이 크지 않으므로, 판매대금의 입금 시기는 사업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건을 판매한 뒤 정산 시기가 늦어질수록 해당업체는 자금 운영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갑'에 맞서 정산 시기 등을 앞당겨달라고 요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더욱이 위메프의 이같은 정산 시스템은 현행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 대규모유통업법(제8조 1항)에 따르면, 다수의 사업자로부터 물건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유통업자는 납품업자에게 상품 판매대금을 월 판매 마감일부터 40일 이내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넘길 경우 유통업자는 납품업자에게 지연 이자를 줘야 한다. 아무리 길어도 대금 결제 시점을 마감일로부터 40일을 넘기지 말라는 맥락이다.

하지만 위메프는 판매업자의 '딜'이 차수를 거듭하며 3개월이나 이어진다고 해도 중간 정산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또 그 기간 판매액에 대한 이자도 당연히 지급하지 않았다.

다른 소셜커머스업체는 위메프보다는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다. 티몬은 주간 정산 시스템을 채택, 소비자에게 배송이 완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2주안에 판매금액의 80%를, 3주안에 20%를 입금하고 있다. 쿠팡은 사업 카테고리에 따라 지급 방법이 다르다. 소셜커머스 사업의 경우 주간 및 월간 정산 중 판매자가 선택한 방법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쿠팡이 상품을 직매입하는 로켓배송의 경우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규정에 맞춰 40일 이내에 지급한다.

이와 관련 위메프 측은 "갑의 횡포로 보지 말아달라"며 "대금 지급을 미룬 것은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판매가 종료되고 나서도 열흘이 지나서야 판매금 지급을 시작한 이유는 소비자가 의무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종료된 후 정산을 한 것뿐이라는 주장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대부분의 딜이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마무리된다. 아무리 길어도 3개월을 넘기진 않는 편"이라며 "그러나 지적을 받아들여 현재의 딜 종료 이후 정산 방식을 월 단위로 바꾸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하는 일이므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며 "작업 완료 후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14일 국정감사에서 소셜커머스 뿐 아니라 오픈마켓 등까지 포함한 대형유통업체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기업 납품업체들에게 불공정행위를 강요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산 시스템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저희 정산 기간이 과도하게 길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시스템을 개선 중이고, 곧 적용할 예정"이라며 "중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