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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커진 배달앱 시장 과도한 수수료 논란…공정위 조사 이뤄지나
기사입력| 2015-07-08 11:22:08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기요', '배달의민족', '배달통' 등 배달앱업체의 '갑(甲)질' 논란이 한창이다. 규모를 앞세운 배달앱업체가 자영업자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 배달앱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자영업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앱업체의 수수료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입점업체 높은 수수료율에 부가세까지 부담?
배달앱 다운로드는 올해 초 4000만건, 한 달 이용자수는 5000만명을 돌파했다. 2010년 처음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사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배달앱이 요즘 유통가의 새 트렌드가 됐다는 얘기다. 배달앱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만큼 자영업자는 배달앱에 입점을 해야만 매장 운영이 수월해진 상태다.
문제는 배달앱업체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무기 삼아 자영업자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수료율은 건당 6.6~17.6%로 배달앱을 통해 1000만원 매출을 업체가 올렸다면 수수료로 최소 66만원에서 최대 176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입점업체가 부가세까지 내야한다.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개 업체가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업체인 만큼 요기요는 12.5%, 배달의민족은 5.5~9%, 배달통은 2.5%의 수수료율을 책정, 운영하고 있다. 부가세·광고비 등이 포함되면 3사의 수수료율은 평균 1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6월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달앱 이용 입점업체의 경우 배달앱업체에 10%의 수수료를 내고 부가세도 10% 더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외식업의 마진율은 20% 남짓이다. 배달앱을 이용해 최대 수수료를 내야 할 경우 마진율은 사실상 0에 가깝다. 여기에 부가세 10%가량을 지불하고 나면 마진율은 마이너스까지 내려간다. 배달앱업체의 갑질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배달앱업체의 높은 수수료율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배달앱업체가 20%의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배달앱업체가 수수료율을 인하해 일단락됐지만 아직도 자영업자 입장에선 배달앱의 수수료율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시장이 독과점 체제가 된 만큼 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요구에도 일부 자영업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며 "배달앱업체간 암묵적 담합이 있는 지 수수료율도 거의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일부 지역에선 배달전문 음식점들이 전화번호부 책을 만들어 3번 주문시 현금 5000원 등을 내세우며 영업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배달앱업체의 배를 불려주느니 고객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을 택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입점업체에 광고비 부담… 공정위 실태조사 후폭풍은?
배달앱업체가 갑질 논란에 휘말린 이유는 또 있다. 배달앱 광고비를 입점업체에 부담하게 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지난 4월 시행·발표한 '7개 배달앱업체의 소비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가맹점인 소규모 자영업자들로부터 평균 10%의 수수료를 떼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3만~7만원 가량의 광고비 부담을 입점업체에게 부담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배달앱업체들은 높은 수수료율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배달앱을 통해 이뤄지는 주문의 경우 수수료가 붙지 않은 전화 주문이 대부분으로 수수료가 붙는 모바일 주문은 비중이 낮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배달앱 이용 여부는 점주의 선택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율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태점검을 통해 불공정 거래가 있다면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배달앱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수수료율 등 각종 논란은 끊이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차원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