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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홈플러스 매각설…'새 주인 찾기는 산 넘어 산'
기사입력| 2015-06-09 16:46:25
홈플러스 매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내외 유통업체나 사모펀드들이 이 대형 매물의 새 주인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전망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간 홈플러스는 여러 차례 매각설에 휩싸여왔다. 지난 4일 로이터통신의 홍콩발 기사가 터져 나오면서 매각설이 재점화됐고, 이번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목소리가 높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한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의 매각 의지가 강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위축된 소비심리 등으로 인수자 있을지 회의적
지난해 63억8000만파운드(약 10조원)의 적자로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테스코는 기존사업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로이터는 지난 4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테스코가 한국사업부(홈플러스)를 60억달러(약 6조6000억원)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매각주관사, 영국 프레시필즈를 법률자문사로 각각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번 홈플러스 매각이 지난해 취임한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최고경영자(CEO)의 최대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스코는 이날 거대 유통회사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에게 자회사인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투자 안내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7월 예비입찰을 실시하고, 12월까지 주식매개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역시 테스코가 50억달러 이상의 홈플러스를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 보도 이후 업계에선 테스코의 제안에 관심을 둘 만한 업체로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을 거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가치를 놓고 긍정적인 평가만큼이나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이마트에 이어 업계 2위의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유통망이라는 점에서 매입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도 있지만, 대형마트 자체가 이미 사양 산업이며 부담스러운 매매 가격도 문제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한 약 8조9300억원의 매출과 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로 덩치가 크다.
여기에 경제 침체와 더불어 위축된 소비심리와 정부의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도 매각에 있어 부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1위인 이마트와 3위인 롯데마트는 독과점 규제로 인해 홈플러스를 인수할 수 없다. 오히려 현재로선 홈플러스를 매입한 후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려는 KKR, 칼라일, CVC파트너스, TPG,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가 더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9일 현대백화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대백화점이 테스코 한국사업부(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단체, "매각 앞서 소비자 구제 방안 제시해야"
외신을 통해 홈플러스 매각설이 나오면서 소비자단체들 또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홈플러스가 2406만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보험사에 매각해 231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해온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매각 절차를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 개인정보 불법매매사건에 대한 피해 소비자 구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 불법사건에 대한 민사재판을 앞둔 시점에서 소비자 구제는 '나 몰라라' 하고, 매각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데 급급한 홈플러스의 모습은 심히 개탄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피해 소비자 구제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개인정보로 장사해 이윤추구한다'는 불명예를 먼저 씻어야 할 것"이라며 홈플러스를 인수하려는 업체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는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YWCA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YMCA전국연맹,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소비생활연구원, 한국부인회총본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