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최세훈(왼쪽),이석우 공동대표가 1일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1일 정식 출범했다. 포털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업체 카카오의 합병인 만큼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벌써부터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성급한 예상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국내 대표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을 앞세운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업체 카카오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게다가 양사의 합병이 국내 IT 업계 사상 가장 큰 규모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주도해온 인터넷시장에 '지각변동'
다음카카오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다음카카오데이원'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양사는 지난 5월 합병 계약에 합의, 4개월간 통합법인 설립을 준비해왔다.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합병하는 형태로 카카오는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회사가 된다.
다음카카오는 최세훈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최세훈 공동대표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밑거름 삼아 큰 가치를 이루는 융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다음카카오의 출범으로 네이버가 주도해온 국내 인터넷기업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게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지난 9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다음의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원으로 카카오의 현재 기업가치가 더해지면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0조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반면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지난 9월 30일 종가 기준 26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다음은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크게 뒤쳐졌다. 2013년 기준 다음은 5308억원, 네이버는 2조312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다음이 818억원, 네이버가 5241억원이었다. 다음과 네이버만 놓고 경쟁구도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얘기다.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 '시너지효과' 기대
그러나 업계는 다음카카오의 합병 이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의 충성고객을 바탕으로 한 성장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웹검색 점유율의 경우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75%, 19% 가량을 기록, 큰 차이를 보였다. 모바일 점유율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데 카카오를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앞세우며 무료 모바일 서비스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네이버의 라인의 시장 점유율이 4%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0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음만 놓고 보면 PC와 모바일 사업 분야에서 네이버와 경쟁을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카카오가 더해지면 카카오톡 이용자를 바탕으로 한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다음카카오가 검색기술을 바탕으로 웹에서 절대강자인 네이버를 모바일플랫폼으로서 강점을 갖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느냐가 결정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도 이 같은 점에 주목, 최근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음은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특화된 검색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으며 '기본 다지기'에 집중했고, 카카오는 금융·결제·뉴스 서비스 등에 진출하며 '생활 정보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단순 합병 효과만을 놓고 네이버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최근 선보여진 서비스들을 바탕으로 다음과 카카오의 경쟁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다음의 본사가 있던 제주에 본사를 두고 카카오가 있는 판교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기업경쟁력 향상에 나설 예정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