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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기자의 투어리즘 피플= 경상북도 관광국장 서원>

기사입력| 2016-11-01 18:30:56
경상북도 서원 관광국장
"안전한 경주로 놀러 오십시오"



늦가을 추위에 계절이 한결 맛깔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만추에 접어든 이즈음 천년고도 경북 경주를 찾으면 무르익은 가을 정취 속에 풍성한 문화유산기행을 즐길 수 있다. 봄벚꽃 피어나던 경주의 가로수는 알록달록 단풍낙엽을 흩날리고. 양동마을 초가지붕에는 조롱박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그 뿐인가? 천년 대찰 불국사, 석굴암을 비롯해 남산, 월성 등 경주 역사유적지구에도 가을빛이 내려 앉아 한층 그윽한 신라의 향기를 발산하는 중이다. 결실의 계절, 경주는 우리 역사 속의 친숙한 유적 탐방만으로도 가을걷이처럼 풍성한 문화유산기행을 꾸릴 수 있어 더 매력 있다.

경상북도 서원 관광국장은 "이제 경주는 초가을 지진 피해를 극복하고 손님맞이에 한창"이라며 "국민여러분께서 올가을 안전한 경주의 매력도 맛보고 관광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여정을 꾸려주실 것"을 요청했다.

-가을철 여행성수기인데. 경주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경주 시민들과 업계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쉬운 수준입니다. 지금이 연중 관광객이 가장 많을 때인데, 그렇지 못하거든요. 특히 수학여행단이 많이 몰리는 시즌인데, 이들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수학여행단이 주로 찾는 불국사 주변 유스호스텔은 예년 대비 90% 가량이 빠졌을 정도로 한산합니다.

-공무원 연수 등 단체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는 분위기 아닙니까?

▶정부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상당부분 회복이 되고 있습니다. 보문단지 같은 경우는 단체 숙박이 60~70% 이상 회복되었습니다. 일반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많이 늘고 있고 해외여행객들도 찾고요.

경주뿐만 아니라 우리 관광업계가 최근 2~3년 사이 시련이 컸습니다. 2014년 세월호 사건에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연이어 터졌고, 올해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외국인을 고르게 유치하는 등 상당부분 회복기에 접어들었는데, 뜻밖에도 초가을(9월 12일)에 지진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수학여행단의 발길이 끊겼다는 것은 안전에 대한 불안 때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수학여행을 보내는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큰 건데요. 지금 경주는 문제가 없습니다. 지난 번 지진 후 국민안전처, 경상북도, 경주시, 경북관광공사가 합동으로 39개 다중 숙박시설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건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경주를 찾으셔도 괜찮습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신뢰라고 봅니다. 그래서 위기관리에서는 진실 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이죠.

▶공감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를 공개하고 위기 대처에 나섰습니다. 피해상황도 고스란히 밝혔고요. 특히 요즘처럼 SNS가 발달된 시대에는 시민들이 먼저 피해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으니 사건 발생부터 진행-극복상황이 고스란히 노출 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리고 극복해 나가는 중입니다.

-안전이 담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놀러 오라고 할 수는 없을 텐데요. 당장 경주 관광산업이 아쉽다고 해서 방문을 요청하는 것은 이기적인 태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방식을 본받을 만한데요. '지금은 놀러 오지 마라. 완전히 극복한 후에 부르겠다.' 신뢰를 부를 수 있는 이런 태도가 아쉬운 거죠.

▶그렇습니다. 그런 태도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때문에 우리도 지진이 나고 초기에는 피해점검, 문화재 점검이 우선이었고, 한 숨을 돌린 후에야 경주의 관광산업 피해를 돌볼 수 있었습니다. 맨 먼저 관광객들이 머무를 대형 숙박시설애 대한 안전을 체크했습니다. 국민안전처, 경상북도, 경주시가 합동으로 경주시 다중 숙박시설(39개)에 대한 안전진단을 1주일 동안 실시했던 거죠. 이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10월 12일 이후에야 "경주가 안전하니 경주를 찾아 달라"고 경제 5단체 등을 돌며 호소를 시작했던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안전하다고 주장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잖습니까. 객관적인 검증 이후에 관광객을 부르는 게 순서지요.

-위기 대응 매뉴얼은 어떻게 가동하고 있습니까?

▶경상북도, 경주시, 업계가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진 대비 안전 매뉴얼을 마련해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시켰습니다. 또한 숙박업소 등에는 지진 발생 시 대응 요령 등을 주지시키는 한편, 홍보물도 비치해 투숙객들이 요령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숙박업소 TV의 초기화면에 지진발생 시 대응 요령 등을 주지시키는 프로그램도 상영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해서 지진관련 안전 매뉴얼 등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이번 지진 상황이 과도하게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한옥 기와가 쏟아져 깨진 기왓장이 많이 부각 되었다는 점입니다. 흔히 오래된 지붕의 기와는 접착력이 약해서 작은 충격에도 쏟아질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지붕위에서 땅바닥으로 쏟아지는 과정에서 쉽게 깨지기 마련이고요. 금번 경주지진에서도 황남동 기와집 밀집지역(5200채)의 기와 피해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를 영상으로 담다 보니 어지러운 지진피해 현장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부각 되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는 첨성대 관찰 CCTV 지지대가 심하게 흔들린 상태로 지진 당시 첨성대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첨성대가 심하게 흔들리는 듯 한 영상이 소개되어 문화재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지게 된 것인데요.

그 정도였다면 첨성대가 전도 됐을 겁니다. 불국사 다보탑의 부러진 부분도 일제 때 접합 했던 부분의 이음새가 떨어진 것입니다. 물론 초유의 지진으로 경주시민들이 심리적 불안이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요.

-중앙정부의 도움은 적절하게 받고 있습니까?

▶관광개발진흥기금 지원 범위에 펜션을 대상으로 편입하는 등 소규모 숙박시설까지 수혜범위를 확대 지원 해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 일본 정부는 숙박바우처 제도에 1900억 원을 쏟아 부으며 구마모토 회생에 도움을 줬는데, 우리도 좀 더 이 같은 실질적 지원이 아쉽습니다. 극복 지원을 넘어 부흥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지요.

-경주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은 무엇입니까?

▶숙박료 할인, 무료입장 시행, 매력적인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서 적용시켜 나가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인드라고 봅니다. 금번 경주 지진은 또 다른 기회입니다. 재난이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다잡고 추스르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주의 관광업계 분들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이번 지진을 기회로 경주를 찾는 분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을 겁니다. 과연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경주 관광업계의 환대자세는 어떠했는지 반성해보는 한편, 명품 관광도시 경주를 일궈가는 데 힘을 모아갔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가 열심히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십시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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