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
SK그룹의 2023년 CEO 세미나가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는 글로벌 경영전략 방향 설정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올해 CEO 세미나에서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주요 글로벌 경제블록 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 등 기민한 대응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폐막 연설을 통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우선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새로운 글로벌 전략 방향으로는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가치(SV) 전략 수립과 실행, 미국과 중국 등 경제 블록 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 및 AI와 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특히 CEO들에게 사업 확장과 성장의 기반인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최 회장은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SK그룹이 연례 경영전략 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SK그룹 관계자는 "CEO 세미나의 핵심 의제가 '글로벌 경영'인데다 세미나를 전후해 파리 외에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이 예정된 CEO들이 많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의 장소를 파리로 정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