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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하락 LG유플러스…'통신 본업 집중' 5G 점유율 확대 이룰까

기사입력| 2019-11-05 11:27:39
첫 출발은 좋았다. 새로운 수장을 중심으로 공격경영에 나섰고, 일정 성과도 거뒀다. 회사 내부에선 당초 목표로 세웠던 업계 탈꼴찌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도 '조만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경쟁사는 바짝 긴장하며 상황을 살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변화는 없다. 오히려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했고, 최근 소비자피해 1위 기업으로까지 선정됐다. 악재의 연속이다. 하현회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LG유플러스의 현주소다. 하 부회장은 이통3사 CEO중 유일하게 임기를 남겨 두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목표로 내세웠던 탈꼴찌를 이뤄낼 수 있을까.



▶'꺾인 날개', 멀어지는 '4:3:3' 구도

LG유플러스가 지난 1일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442억원과 1559억원을 기록했다.(K-IFRS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2조9919억원 대비 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81억원보다 31.7%가 줄었다. '속빈 강정'에 가까운 성적표다. 매출 증가 대비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의 감소는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비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마케팅 비용은 5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가 늘었다. 5G 서비스 이후 가입자 유치를 위해 사용된 광고선전비?공시지원금으로 막대한 금액을 지출한데 따른 결과다. 특히 3분기 5G망 구축 등에 사용된 설비투자비(CAPEX)는 7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2911억원 대비 169.4%가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LG유플러스가 마케팅비와 설비투자비용을 줄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5G'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통업계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것에 경영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 부회장도 취임 이후 모든 경영전략을 5G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맞췄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올해 4월 5G 서비스 상용화 이후 LG유플러스의 초반 약진은 눈부셨다. 그동안 통신업계의 시장점유율이 5:3:2로 고착됐던 것과 달리 5G 시장의 시장점유율은 4:3:3 구도가 자리잡는 듯 했다.

LG유플러스의 5G 상용화 이후 5G 시장점유율은 4월 26%, 5월 27%, 6월에는 29%까지 증가했다. 6월 기준 SK텔레콤과 KT의 5G 시장점유율은 각각 39.7%, KT는 31.4%를 기록했다. KT와 시장점유율 격차를 2.4%까지 좁히며 2위 자리를 위협한 셈이다. 그러나 7월 이후 LG유플러스의 5G 시장점유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7월 5G 시장점유율은 27.4%로 떨어졌고, 9월에는 25.2%까지 떨어졌다. 5G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시점은 LG유플러스가 5G 시장을 두고 업계간 과도한 마케팅비 사용에 따른 출혈경쟁을 자제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LG유플러스는 4분기에도 마케팅비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인 만큼 시장점유율의 상승전환은 힘들어 보인다. 9월 기준 SK텔레콤과 KT의 5G 시장점유율은 44.3%, 30.4%로 조사됐다. 2위인 KT와의 격차는 4.8%로 벌어졌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중 5G 시장점유율 구도를 4:3:3으로 만들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초반 과도한 마케팅비와 공시지원금 책정 등으로 초반 시장 점유율 확대를 할 수 있었겠지만 마케팅비가 한정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움직이지는 않은 것"이라며 "기기변경 중심의 5G 가입자가 많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점유율 변화의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필요한 것은 결국 안정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기존 가입자 유지, 다양한 콘텐츠 제공, 탈통신화를 통한 사물인터넷간 연결성 강조 등의 소비자 만족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이같은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5G 서비스 상용화 이후 경쟁사 대비 많은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며 신규가입자 수를 확대에 나서기까지는 갈길이 멀어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최근 3년간 이동전화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 증가율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 해지,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많다는 의미다. 가입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이동전화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서비스 분야 피해 다발 품목 2위를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피해유형별로는 구두약정과 실제 내용이 다르거나 약정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계약 불이행'이 42.3%로 가장 많았다. 청약철회 거부(15.4%), 주요내용 설명·고지 미흡(11.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소비자 피해를 유발했다. LG유플러스의 2018년 기준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428건으로 가장 많았고, KT와 SK텔레콤이 296건, 237건으로 조사됐다. 2015년 피해구제신청 건수와 비교하면 LG유플러스는 39.6%가 늘었다. KT와 SK텔레콤이 17.1%, 30.6%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2018년 이동통신사의 피해발생 시점별 소비자피해는 LG유플러스의 경우 '가입·이용·해지단계'에서 모두 2015년 대비 44.0~94.9% 증가했고, KT와 SK텔레콤은 해지단계'에서만 각각 86%, 7%가 늘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비자 민원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와 엇갈린 행보 결과는?

LG유플러스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통신업 자체 경쟁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사 전자결제사업(PG사업)부를 매각, 매각대금을 바탕으로 5G, IPTV사업 등에 투입한다. 성장세를 기록중인 인터넷TV(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 사업경쟁력 확대를 꾀하기 위한 일환에서다. 특히 5G를 기반으로 한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을 비롯해 게임, 비디오 콘텐츠 사업도 강화한다. LG유플러스 측은 3분기 실적발표 당시 "4분기 IPTV 사업의 두 자리 수 성장을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통신업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 강화가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질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신업계는 최근 무선통신사업의 한계성을 체감하고 있다. 약정할인폭 확대에 따른 수익 감소로 인해 사업 영속성을 위해 탈통신 카드도 꺼내들었다. SK텔레콤과 KT는 최근 각각 '뉴ICT 기업', 'AI전문기업'의 청사진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을 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무선사업에 한계를 느낀 주요 이통사들이 5G도입 이후 통신과 미디어 외에 타 ICT 업종 발굴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통신사의 체질개선은 기업 브랜드 관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될 수 있는 만큼 경쟁사와 엇갈린 행보가 향후 시장점유율 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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