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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일파만파…'낙하산 논란'에 '보상 후폭풍'까지?

기사입력| 2018-07-04 18:17:39
지난 1일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오너 일가와 관련된 구설이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기내식 업체가 교체된 지난 1일부터 기내식이 준비되지 않아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고, 기내식을 싣지 못한 채 출발하는 항공기들도 적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관련 경력의 거의 전무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세진씨가 계열사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금수저 혜택' 논란으로 빈축까지 사고 있다.

4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출발 지연은 줄었지만, '기내식 대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고객들에게 문자로 기내식 관련 주의사항과 지연 관련 안내를 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서 지급한 '노밀(No Meal) 대체 쿠폰' 이외에, 항공기 출발 지연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얼마나 이루어질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내식 대란' 장기화 조짐…하청업체 대표 자살까지

4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출발이 지연된 아시아나 항공기는 63편, 기내식이 실리지 않은 항공기는 107편에 이른다

'기내식 대란' 첫날인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되고, 36편은 기내식 없는 '노밀' 상태로 이륙했다. 2일에는 전체 75편 중 10편의 출발이 지연됐고, '노밀' 운항은 28편에 달했다. 사흘째인 3일엔 항공편 지연출발은 2편으로 줄었지만 노밀 운항은 중국, 일본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 여전히 이어져 43편에 달했다. 4일엔 오후 2시 현재 7편이 '노밀' 상태로 떠났다.

이처럼 기내식 없이 비행기가 뜨는 이른바 '노밀 운항'은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 스카이세프그룹(이하 LSG)과 계약을 종료하고 이달부터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 3월 신축 중이던 GGK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이달부터 3개월간 임시로 샤프도앤코에서 기내식을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하루 3000식 정도를 공급하던 샤프도앤코가 하루 2만∼3만 식이 필요한 기내식 주문을 감당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기내식 관련 하청 업체 대표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기내식 납품 시간이 30분 이상 지연되면 가격의 절반밖에 못받는다는 계약서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또한 LSG가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대한 거액 투자 요청을 거부해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아시아나 측이 1600억원을 투자한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의 게이트고메를 새 기내식 사업자로 선정했다는 것. 이와 관련 LSG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로, 한 법무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이 자사가 아닌 금호홀딩스의 이익을 위해 기내식 납품업체를 바꾼 행위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소액주주를 대신해 주주대표소송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홀딩스는 박삼구 회장 일가가 50%에 육박하는 지분을 갖고 있고 재단 및 계열사 등을 포함한 '동일인'측의 지분율이 69.97%에 이른다.

▶ '노밀' 쿠폰 논란…지연 보상금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일 김수천 대표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노밀'은 물론 지연과 관련된 불만이 적지 않다.

지난 1일 공항 도착 후에야 지연 사실이 통보돼 4시간 이상 더 기다렸다는 한 승객은 "고객에게는 환불 관련 수수료를 악착같이 받아내는 항공사에서 겨우 30달러짜리 쿠폰으로 사태를 덮으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집단소송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다. '노밀'에 대해 아시아나가 지급한 현금성 쿠폰은 30~50달러 상당으로, 승객들이 이를 면세품 구입에 사용하느라 기내가 북새통이 되고 승무원들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러한 '노밀'에 대한 보상과 더불어 더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항공기 지연'이다. 항공기 지연·결항 건수는 최근 3년간 16만여건에 달하는 등 한 해 평균 5만6000여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에 대한 '피해보상'은 미미한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준으로는 일반적으로 항공사가 항공 운송 지연 사유가 예견치 못한 문제였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경우 지연에 대한 배상 범위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6-15호)를 따른다. 이에 따르면 ▲2시간 이상~4시간 이내 지연시 항공요금의 10% ▲4시간 이상 12시간 이내 지연시 20% ▲12시간 초과 지연시 30%가 배상 기준이 된다. 숙박·숙식 등 체제비용도 항공사 부담으로, 대체항공편이 제공됐더라도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 지급이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지연 보상과 관련해 회사 내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지만, 보상 여부나 규모에 대해서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보상 규모와 관련 승객들과의 분쟁 가능성은 물론, 재정적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금호아시아나 오너 일가 '구설'…'낙하산' 논란까지

이러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은 오너 일가 관련 잡음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대란' 와중에 박삼구 회장이 탄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는 기내식을 싣고 정시에 출발해 구설에 오른 데 이어, 같은 날 금호아시아나그룹 근무 경력이 전무한 박 회장의 딸 세진씨가 계열사의 임원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박 회장은 중국에서 6일 개막하는 KLPGA 아시아나항공오픈 점검차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3일 오후 귀국했다. 박 회장이 탑승한 항공기는 출국 당시 단거리 노선임에도 '따끈한' 기내식이 실려 구설에 올랐다. 또한 귀국 당시에도 승무원들의 '꽃다발 환영'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세진씨가 지난 1일 임원인사에서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임원으로 신규 선임된 사실이 알려져 '낙하산 논란'까지 불거졌다. 1978년생인 박 상무는 이화여대와 일본 조치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2002~2005년 일본 ANA호텔 도쿄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지만, 그 이후 경영 관련 경력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중국 출장은 지난 2일 열린 칭다오세브란스병원 착공식 참석을 위한 것으로, 골프대회와는 무관하다"면서 "출발 당시인 오전엔 '노밀' 항공편이 많지 않았고, 꽃다발 환영식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박세진 상무의 경우, 호텔 관련 전문 지식을 통해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회사 내부에만 임원인사를 알린 것은 비정기·소규모 인사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여론이 악화되자, 박삼구 회장은 4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기내식 사태로 불편을 겪은 승객들과 국민들깨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특히 고인이 된 기내식 협력업체 대표와 유족들에게 깊은 사과를 전했고, 고생하는 임직원들에게도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은 직원들의 '오너 일가에 대한 규탄'으로 번질 분위기다. 지난 3일 객실승무원 노동조합에서 "무책임한 경영진 대신 고인이 된 기내식 공급 하청업체 대표와 유족·손님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사과와 함께 경영진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4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직원 등이 모인 익명채팅방에 오는 6~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삼구 회장의 갑질·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를 연다는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조양호 회장이 구속 위기에 처한 가운데, 또 다른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에서도 대형사고가 터지고 오너 일가에 대한 폭로가 예상돼 업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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