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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우호적 종료로 남북 경협수혜 기업·업종 관심↑

기사입력| 2018-06-14 07:52:13
6·12북미정상회담이 우호적으로 마무리 된 가운데 수혜기업과 업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이후 남북 경제협력(경협) 구상이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개발 잠재력이 큰 북한에서의 사업권 확보에 나서려는 기업간·업종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합의문을 발표했고 미국은 6개월 주기로 이뤄진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시사한 만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남북 경협 대표 업종으로는 건설·화학·철강·유통과 IT·전자다. 일각에선 자율주행차의 대표 시장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북한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건설업의 경우 최근 해외 수주가 부진한데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북한이 '활로'가 될 수 있다. SOC 관련 부문인 철도·기계·철강 업종도 경협이 구체화 될 경우 실적 상승의 기반 마련이 가능하다. 정유·화학업계는 북한의 본격적인 산업화에 따른 제품 수요 확대와 함께 한반도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대한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있다.

IT·전기전자 업종은 건설, 철강, 화학 분야 보다는 기대감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사회기반시설 등이 확대된 이후 안정적인 전력 공급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잠재력은 더욱 큰 편에 속한다. 통신분야의 수혜도 예상된다. 남북간 교류가 활성화하면 그간 막혀 있던 무선통신망 시장이 개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세 변화에 취약한 분야 사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른 수혜 업종에 비해 관심이 낮은 편에 속한다. 일례로 과거 개성공단과 민간인 관광이 가능했던 금강산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했다. 2013년 남북이 인터넷과 이동전화 통신 보장 조치에 합의하면서 무선망이 열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후 북한이 대북제재 조치에 반발하며 불발된 바 있다.

남북 경협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는 현대그룹을 꼽을 수 있다. 과거 남북 사업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북한으로부터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SOC 사업권을 받아낸 것을 비롯해 포괄적 남북경협 우선권을 갖고 있다.

효성그룹과 롯데그룹도 북한 수혜기업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효성그룹은 북한 주민 생활의 기초인 의복·전력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판덱스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섬유사업에서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전력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할 경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과거 북한 진출을 추진했던 만큼 식품, 유통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대북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 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 현지에 초코파이 및 생수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롯데그룹은 최근 가칭 '북방 태스크포스(TF)' 설치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함께 개성공단에 초코파이를 납품했던 오리온, 해태, 크라운 등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포함한 남북 경협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고려시멘트 등도 경협 수혜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색 수혜기업으로는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북한 내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지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모레피시픽 브랜드인 '설화수'나 '라네즈'가 북안 여성들 사이에서 고급브랜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점은 수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은 품질이 안 좋을 경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서 개인의 선호와 로열티(충성도)가 높게 작용한다"며 "한국 브랜드는 높은 구매 로열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화장품 직접 생산을 강조해온 북한 당국이 기존 태도를 고수할 경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브랜드 업체보다는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나 부자재 업체가 우선 진출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출신 창업주를 둔 샘표, 풀무원, 오뚜기, CJ 등도 남북 경협 수혜 기업 후보군이다. 남북 경협의 시작될 경우 유통업은 가장 쉽게 진출이 가능한 사업군이다. 북한의 식량 자원과 식품 생산량은 수요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진출 전망도 밝다.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장류, 라면, 과자, 햄, 생수 등 기초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경우 지리적으로 가깝고 음식문화가 비슷한 국내 기업이 다른 나라 기업보다 유리한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유통업계 내에 남북 경협 이색 수혜기업으로는 CU가 있다. CU(당시 훼미리마트)는 2002년 11월 현대아산과 계약을 맺고 금강산 지역에 첫 점포를 오픈했다. 금강산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됐던 3개 점포는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문을 닫았다. CU는 2004년 개성공단에서도 영업을 시작해서 총 3개 점포까지 확대했으나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과 함께 영업을 종료하는 등 북한에서 사업을 한 이력을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북한은 전 세계에서 산업화와 가장 거리가 먼 곳으로 국내 기업들에 있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며 "경협이 구체화될 경우 북한에서의 사업권을 두고 업종간·기업간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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