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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시장불안 가중", 금감원과 신경전 양상

기사입력| 2018-05-09 07:30:55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일 홈페이지에 '금감원 감리와 관련해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를 사전 공개한 금융감독원간 신경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을 우려한 선제적 대응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이 민감한 사안을 외부로 공개해 시장과 투자자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맞서는 양상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안에 따라 금감원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진보·개혁 성향의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취임하면서 양측의 대립각이 어떤 해결책을 찾을 지 재계와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장 불안 가중" 금감원에 불만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금감원 감리와 관련해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진행 중인 감리절차와 관련해 지난 1일 금감원으로부터 조치사전통지서를 전달받았으며, 그에 대한 보안에 유의하라는 내용도 함께 통보받아 언급을 자제해왔다"며 "이어 3일에는 '조치사전 통지서 내용을 사전 협의 없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해선 안 된다'는 공문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가운데 금감원이 통지서 발송을 언론에 사전공개하고,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 내렸다거나 실제 통지서에 게재된 '조치 내용' 등이 확인절차 없이 금감원 취재 등을 바탕으로 기사화됨에 따라 시장과 투자자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하라고 요구해놓고도 금감원 스스로 언론에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반발로 해석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게시물을 통해 "감리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에 대해 관련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노출되고 있는 상황에 크나큰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금감원이 사전조치 통지서를 보냈을 때도 언론에 먼저 연락한데다 그 이후에도 내부 문서 등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계속 흘리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통지서 내용을 공개하지 말라고 하더니 금감원에서 연이어 정보를 유출하는 이 상황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금감원은 "다른 회사와 달리 시장에 끼칠 영향력이 큰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공개하지 않더라도 (정보가) 시장에 흘러들어갈 수 있는데, 공개하지 않았다가 자칫 잘못된 정보가 새 나갈 경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을 막고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 관리·감독 기구인 금감원을 상대로 사실상 비판적인 어조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분식회계 논란에 시총 10조원 증발

앞서 금감원은 이달 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특별감리해 회계처리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를 완료하고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조치사전통지란 금감원의 감리결과 조치가 예상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전 위반사실 및 예정된 조치 내용 등을 해당 회사에 안내하는 절차다.

금감원은 상장 전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 특별감리에 착수한 바 있다. 논란의 핵심은 2016년 11월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다가 상장 전해인 2015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둘러싼 분식회계 여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갑자기 변경해 흑자 전환했다. 이 과정이 분식회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 회계처리 기준을 철저히 지켰고 고의로 회계를 조작해야 할 동기도 없었으며 실제 이를 통해 얻은 실익도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공개된 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됐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4일 연속 하락하며 시가총액 10조원 가량이 증발됐다. 분식회계 결정 여부에 따라 과징금 부과나 더 나아가서 거래 정지 등의 고강도 제재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8일 취임한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상견례를 갖는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금융개혁과 금융감독에 대한 양 기관의 공조체계 구축 등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여부에 대한 금융위의 첫 일정인 감리위원회는 오는 17일 열린다. 감리위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오는 23일이나 내달 7일쯤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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