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국세청, LG상사 세무조사에 서울청 조사4국 투입한 까닭은?
기사입력| 2017-12-15 10:57:30
LG그룹의 경영승계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LG상사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년 만에 실시돼 외형적으로는 정기 세무조사로 보이지만 국세청에서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돼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위치한 LG상사 본사에 수십여명의 요원을 투입, 회계 등 경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LG상사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LG상사 측은 세무조사와 관련해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차원이라고 밝혔다. 2009년 세무조사를 받은 것 등을 고려하면 4년에 한 번씩 받는 정기세무조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선 LG상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사 주체가 서울청 조사4국이라는 게 이유다.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대기업 탈세나 탈루 혐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주로 기획조사하는 부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보통 정기세무조사일 경우 서울청 조사2국이 나오는데 조사4국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을 높다"고 말했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지난달 지주회사 체제 편입을 위해 오너 일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LG상사 지분 24.7%를 2967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 바 있다.
국세청은 그동안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았던 LG상사와 LG그룹 계열사간의 거래 관계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사 간 다양한 거래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세금 납부가 이뤄졌는지 여부 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최근 역외탈세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LG상사는 업무적 특성상 해외거래가 많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국세청이 LG상사의 역외탈세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초부터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 역외탈세 기업인들의 명단을 확보해 별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4년만에 진행되는 일로 통상적인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