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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왜 고어텍스 등산복 없나 했더니…공정위, 고어사에 거액 과징금 부과
기사입력| 2017-08-27 15:07:23
방수·방풍 등 기능성 원단인 고어텍스(GORE-TEX)로 유명한 고어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받게 됐다.
공정위는 고어텍스 원단의 가격 인하를 막기 위해 고어텍스 제품의 대형마트 유통을 제한한 고어 본사, 고어 아태지역본부, 고어 코리아 등에 과징금 36억73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고어사는 방수·투습 등 기능성 원단 시장에서 60% 내외의 점유율을 가진 1위 사업자다. 고어사는 고어텍스의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가 고어텍스 원단의 완제품을 생산해 팔려면 고어사와 상표 라이선스 계약을 해야 한다.
고어사는 2009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고어텍스 원단으로 만든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고, 국내 29개 아웃도어 의류업체들에 이 정책을 따를 것을 강요했다. 특히 계약서에는 대형마트 판매 제한 정책을 명시하지 않은 채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어사는 불시에 대형마트 아웃도어 매장을 방문해 고어텍스 제품이 팔리고 있는지를 감시하기도 했다. 또 정책을 지키지 않고 대형마트에 제품을 납품한 업체는 고어텍스 원단을 공급받을 수 없었고 일방적으로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고어사가 법 위반행위 기간 대형마트에 제품을 납품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만 4건에 달했다.
이처럼 고어사가 제품의 대형마트 유통을 철저히 차단한 이유는 고어텍스 제품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이 싸게 팔리게 되면 백화점, 전문점 등 다른 유통채널에서도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2012년 당시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고어텍스 제품 가격은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낮은 수준이었다.
고어사는 대형마트 판매 제한이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고어텍스 원단의 품질 향상이나 소비자 정보제공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판매 제한으로 고어사가 주장한 서비스 경쟁 촉진에 도움이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반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어사의 판매 제한으로 아웃도어 업체의 재고·이월상품 판로가 크게 제한을 받게 됐고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 피해도 매우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