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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에게 징역형 선고…사법부 대세로 자리잡는다

기사입력| 2017-06-13 15:51:43
사이버상에 악성 댓글(악플)을 다는 악플러에 대한 사회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악풀이 단순 비방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사이버 인격살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누구나 악플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악플 근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한 법조인의 설명이다. 이 법조인은 "악플러에 대한 사회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벌금형에 그쳤던 법원의 선고 형량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강도 높게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이종환 삼영화학 명예회장을 비방하는 글을 남긴 50대 학원강사 이모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이씨에게 검찰 구형량인 징역 3년형보다 센 5년형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씨 사건에서 시민 배심원 7명 중 5명도 재판부에 징역 5~7년형을 의견을 낼 만큼 악플의 폐해를 심각하게 판단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이례적으로 징역 5년형이 선고된 것은 악플에 대한 사법부의 법 감정이 피해자의 입장까지 대변하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경우 악플도 근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플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숨지 않고 당당하게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 공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외부시선을 고려해 악플을 참아왔지만 최근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해 악플에 대한 심각성을 외부에 알렸다.

악플은 순간적인 일탈행위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좀먹는 중대 범죄라는 공감대를 만들어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공인이든 일반인이든 악플을 참는 행위는 바이러스 유포를 방조하는 것과 같다는 심정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악플 근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최근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 악플 근절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방송인 이휘재는 최근 치매를 앓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비방한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이휘재는 중간에 고소를 취하하거나 악플러들을 선처할 생각이 없음을 소속사를 통해 강조했다.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 배우 박신혜, 보이그룹 세븐틴 등도 최근 악플러 고소에 동참한 공인들이다.

기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말 자신과 관련한 허위의 댓글을 지속적으로 단 악플러 51명을 고소했다. 경찰은 51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며, 혐의가 인정된 일부 악플러는 검찰에 송치했다.

법원도 이런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사이버 인격살인 행위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포함한 징역형 선고가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법원은 지난해 말 최태원 회장과 동거인에 대한 인터넷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혐의로 기소된 미래회 전 회장 김모씨(61)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미래회는 노소영씨가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자선단체지만 김씨는 자선단체라는 외견상 이미지와는 무관하게 사이버상에서 타인의 명예를 짓밟다 철퇴를 맞았다.

법원은 또 지난해 6월 방송인 허모씨가 여성 배우를 성폭행했다는 인터넷 게시물과 댓글을 180여차례에 걸쳐 게재한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45)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글을 작성한 정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닌 당연한 판결이 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루 빨리 악플러들이 사라질 수 있다"며 "악플러에게 경종을 울리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념비적인 판결이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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