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명품가방·옷·침대도 빌려써요…렌탈 시장 성장 '쑥쑥'
기사입력| 2017-04-20 17:54:08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필요에 따라 물건을 대여하는 렌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 기존 전통적인 렌탈 인기 품목뿐 아니라 명품 의류나 가방 등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렌탈업계 진출도 늘고 있다. 과거 무조건 물건을 소유하는 형태에서 이용을 하는데 더 뜻을 두는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자리를 잡은 덕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션 쪽에서 렌탈 업체들의 성장이 특히 눈에 띄는데, SK플래닛이 지난해 9월 말 론칭한 패션제품 렌탈 서비스 '프로젝트 앤'의 가입자 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9만 5000여명에 달한다. 월 이용권 구매도 9400여건에 달한다. 프로젝트 앤에는 올해 봄·여름 신상품 기준으로 의류 가방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150여개 브랜드의 3만여점의 제품이 입점해 있다. 가입자는 월 최저 이용료 8만원을 이용하면 구찌, 페라가모 등 명품 가방도 월 3∼4회 빌릴 수 있다. 배송, 세탁비도 무료다. 심지어 빌린 옷이 마음에 들 경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또 롯데백화점은 파티드레스, 정장, 주얼리 등 가격대가 높아 구매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상품을 빌려주는 매장 '살롱 드 샬롯'을 운영,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 뿐 아니라, 여행가방 골프클럽 모션베드 등 기존 렌탈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품목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 '맨투고' 매장에서는 고급 여행가방 렌탈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반납 즉시 전액 환불되는 보증금 30만원과 하루 1만3000원에서 2만3000원의 사용료를 내고 최소 3일 이상 빌리면 된다. 맨투고 관계자는 "여행 가방은 부피가 큰데 반해 이용을 하는 기간은 지극히 짧다"며 "그렇다고 싼 가방을 사기도 꺼려지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기간만 고급 가방을 빌려쓰는 렌탈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 요넥스코리아는 고객들이 신제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배드민턴과 테니스 라켓, 골프 클럽 등을 대여해주고 있다. 기능성 침대전문 브랜드 에르고슬립도 고가의 모션베드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에르고슬립은 "크고 무거운 고가의 제품은 이사를 할 때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침대는 부피가 크고 가격대도 만만치 않은 품목인데, 고기능성 제품을 필요한 기간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빌릴 수 있다는 점에 소비자들이 호평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6월 주요 렌탈업체가 직접 판매하거나 공식 온라인 대행업체를 통해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렌탈 제품들을 한곳에 모아 파는 '생활플러스 렌탈샵'을 오픈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번가 렌탈샵의 매출은 오픈 초기 5개월인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보다 146% 증가했다. 롯데닷컴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렌탈케어상품 매출이 월 평균 81.5%씩 증가했다. 11번가 김민석 매니저는 "오픈마켓 등에 본사가 직접 입점하거나 공식 판매 대행업체를 통해 렌탈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뿐더러 비용 또한 합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