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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이 죄라면, 우린 무기징역?'…창립 30주년 KT&G 기업문화 혁신

기사입력| 2017-04-06 14:35:21
KT&G는 직원들의 휴가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잇도록 지난해부터 영업사원을 대신해 업무 공백을 메우는 '릴리프 요원' 제도를 도입했다. 사진은 KT&G 종로지사의 릴리프 요원 김병기 과장(왼쪽)이 휴가자의 대체 근무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한국전매공사, 한국담배인삼공사. 최근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KT&G의 '공기업 시절'의 이름들이다.

국내 담배회사인 KT&G는 토종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오랜 역사를 가졌다. 최근 이 회사는 과거의 딱딱한 공기업 이미지를 벗고 대학생들로부터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히는 한편, 세계시장에서는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담배회사로 성장했다. 발 빠른 기업문화 혁신으로 조직의 DNA를 '트렌드에 맞게' 변화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휴가 사유 묻지마세요"… 선진적 기업문화로 '일과 삶의 균형' 맞춰 성과↑

"집안 행사라고 쓸까…여행이라고 쓸까…아니면 뭐라고 써야하지?"

직장인들에게 휴가 사유를 기재하는 것은 상사의 눈치를 보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를 고려해 KT&G는 지난해 휴가신청 시스템에서 '휴가 사유 기입란'을 없앴다. 연차휴가 신청은 더욱 파격적이다. 휴가 시스템에 원하는 날짜만 입력하면 결재도 필요 없이 자동으로 상사에게 '통보'되기 때문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도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대체 인력 없이 자리 비우기 어려운 영업사원을 위해서는 휴가자를 대신할 전문 근무인력을 상시 운영하는 '릴리프(Relief) 요원제'를 신설해 언제든 마음 편히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했다. 개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 회사는 입사 후 5년마다 3주간의 휴가를 부여하는 '리프레쉬 휴가'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 7일의 휴가를 제공하고, 연차 사용 독려차원에서 연차 8일을 함께 사용하게 해 총 3주간의 장기 휴가를 주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직원들은 여행, 가족과의 시간 등을 가지며 지쳤던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KT&G가 이처럼 휴가를 장려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눈치 안보는 휴가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또한 임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통해 줄어든 전체 근로시간을 청년 고용 확대에 활용함으로써, 국가적으로 최우선 과제인 청년실업 해소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최대 3년간 출산·육아휴직…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

KT&G는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탈피하고 가족 친화적 문화 정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자녀 출산시 최대 3년 동안 쉴 수 있게 출산휴직(최대 1년, 임신기 사용)과 육아휴직(최대 2년, 출산 후 사용)제도를 마련해 안정적으로 자녀를 돌볼 수 있게 했다. 남직원 역시 육아휴직을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실질적인 육아휴직 참여 독려를 위해 출산 휴가시 별도 절차 없이 자동으로 육아휴직으로 전환되는 '자동육아휴직제'도 도입했다. 이 제도 도입 후 육아휴직 이용률이 3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직원들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 최근 육아와 가사 등의 부담으로 인해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 여직원)가 많지만, KT&G의 경우 여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8.5년으로 대기업 평균여성 근속연수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이렇듯 KT&G는 건강한 가정이 곧 건강한 회사의 버팀목이라는 기업철학 아래 일-가정 양립문화를 조성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5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는 '여가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 KT&G는 올해 초에도 일-가정 양립문화 정착을 위한 '가화만社성' 프로그램을 추가로 마련하는 등 기업문화를 업그레이드 하기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조선후기 연초 수출을 위해 만들어진 '순화국'… KT&G의 전신으로 밝혀져

최근 KT&G는 창립 30주년을 계기로 우리나라 담배산업 기원을 새롭게 밝혀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 회사는 1899년 세워진 대한제국 황실의 '삼정과'를 창업기원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국내 학자들의 연구로 이보다 16년 앞선 1883년 개화파 주도로 최초의 담배제조소인 '순화국'이 설립된 사실이 밝혀졌다.

순화국은 조선 후기 개항 후 서양식 연초를 제조하고 무역(수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영·공영 회사이다. 당시 연초 등 서구 제품들의 대대적 확산에 따라, 개화파를 중심으로 자주적 연초산업 발전을 위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돼 만들어진 것이다.

'순화국'의 뜻을 이어받은 KT&G의 성장 또한 뛰어나다. KT&G는 1988년 첫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지공장과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기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쳐왔다. 그 결과 전 세계 5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세계 5위의 글로벌 담배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 판매량 또한 수직상승해 2015년부터는 수출이 내수를 추월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의 해외 담배 판매량을 기록했다.

KT&G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문화의 에너지가 향후 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소통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선진적 기업문화 조성을 통해 앞으로도 활력 넘치고 역동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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