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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오르자 유류세 다시 논란…휘발유 가격 중 한국 62%·미국 21%·일본 53%가 세금
기사입력| 2017-02-06 15:30:53
최근 기름값이 오르며 여기에 부과하는 높은 유류세를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ℓ당 1455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서 유류세 등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순수한 휘발유 가격은 549원에 불과하다. 반면 세금은 총 905.75원으로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의 비중이 62.3%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동차가 기름이 아닌 세금으로 달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휘발유의 국제 시세와 관계없이 일정하다. 정액제이기 때문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이 붙는다. 여기에 ℓ당 16원의 수입부과금, 원유가의 3%인 관세, 소매가격의 10%인 부가가치세가 추가된다. 올해 1월 들어서는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세금 비중은 적어졌다. 1월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ℓ당 1503원이었는데 세금은 910원으로 60%였다. 하지만 세금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은 여전하다. 경유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좀 더 낮은 유류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경유에 붙는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375원, 교육세가 56.25원, 주행세가 97.50원으로 모두 합쳐 528.75원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송용 에너지, 즉 휘발유·경유·LPG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높다고 지적한다. 가령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은 ℓ당 1427원이었는데 정유사의 휘발유 가격은 550원에 그쳤고 여기에 세금이 877.3원 붙었다. 세금 비중이 61.5%였다. 이에 비해 일본은 ℓ당 126엔의 소매가격에서 세금이 66.7원으로 52.9%였다. 미국은 세금 비중이 훨씬 낮아 갤런당 2.18달러의 소매가격에서 세금이 0.4548달러로 20.9%에 그쳤다.
이러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나치게 높은 국내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강대 이덕환 교수는 "유류세를 낮추면 가짜 석유가 사라지면서 세수가 늘고 각종 유류 보조금 지급은 줄어든다. 국가 재정에 충격을 주지 않고도 유류세를 30% 정도는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체적인 조세 체계를 감안할 때 낮추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체 세수 부담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아 외려 증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수송용 세제를 낮추는 것도 부담이고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감축 대책에도 역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행 유류세 체계의 문제점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대두된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수송용 에너지의 상대가격 조정 문제에 대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오는 6월께 결과가 나오면 공청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