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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라면 가격 인상에 '사재기' 조짐. 계란은 '1인1판' 제한까지
기사입력| 2016-12-19 14:06:34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공급 부족을 겪는 계란과 서민들이 즐겨찾는 가공식품인 라면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매장에서는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할인점 롯데마트는 20일부터 계란 판매 수량을 제한하고 가격도 10% 정도 더 올리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계란 수급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에 20일부터 불가피하게 계란 판매 수량을 '1인 1판(30알)'으로 제한하고 가격을 10%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가 지난 8일부터 상인 등의 '사재기'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1인 1판'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가 전국 단위로 계란 판매 제한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예정대로 롯데마트가 20일 계란값을 10% 추가 인상할 경우 현재 6800원 수준인 '롯데마트 행복생생란(특대) 한판(30알)'의 가격은 7000원대 중반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도 지난 17일 평균 6% 정도 계란값을 더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할인마트 '빅3'가 앞서 2주에 걸쳐 10%가량 계란값을 올렸지만, 이후로도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도매가격 수준이 계속 높아지자 마트들이 속속 추가 인상에 나서는 상황이다.
다만 이마트의 경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판매 제한이나 추가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AI 탓에 계란 가격이 장기적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에서 12월 들어 계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나 증가했다. 계란 값이 최근 2주에 걸쳐 한 주에 5%씩 단계적으로 인상된 사실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분을 빼고도 소비자의 계란 구매 자체가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라면도 20일 가격 인상을 앞두고 지난 주말 '수요 폭증'이 이어졌다. 농심은 18개 품목의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주말(17~18일) 이마트에서는 라면 상품군 매출이 2주 전 주말보다 37%나 뛰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재기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가격 인상을 앞두고 5~6개들이 1개 패키지 사러 왔다가 2개를 사 가는 등의 구매 경향은 나타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