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안방마님의 모임인 '미래회' 회장까지 지냈던 60대 여성주부 김모 피고인의 '사이버 폭력행위'에 법원이 철퇴를 내렸다.
초범인 김 피고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이라는 징역형이 선고된 것이다. 통상 악플을 단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초범의 경우에는 검찰은 기소유예를, 법원은 벌금형 등으로 선처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김지철 부장판사)은 15일 '외신기자인 조모 기자가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내연녀를 소개시켜 줬다'는 등의 허위의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아오다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이 구형된 김 피고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아무런 사실확인 없이 댓글을 게재했고, 카페를 개설하는 등 선동했으며, 피해자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처벌을 희망한다는 점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회 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부와 명예를 갖고 있는 김 피고인은 일부 언론에서는 미래회의 자선모임을 긍정적으로 보도했을 정도다. 최태원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미래회 회원이다.
김 피고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악플을 달아 왔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이라는 외견상 따뜻한 이미지와는 무관하게 김 피고인은 사이버상에서는 타인의 명예를 짓밟는 전사였다. 혼자만 일탈행위에 나선 것도 아니다. 한 인터넷카페의 실질적인 운영자이기도 한 김 피고인은 이 카페의 회원들을 댓글부대로 활용하기도 했다.
김 피고인은 첫 공판에서 악플을 단 행위는 시인한 바 있다. 다만 악플을 달 당시에는 허위사실인지 몰랐고, 명예훼손이 되는지 몰랐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피고인이 카페를 개설해 악플을 사주한 점에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인 조 기자가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항변한 것도 김 피고인이 징역형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조 기자는 지난달 공판에서 "칼만 안들었지 사람이 죽지 않게 찌르는 것과 같습니다. 또 어디선가 칼이 날아 오는 것이 아닐까 두려움의 연속입니다. 재판장님,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일벌백계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정착되고 있는 악플러에 대한 엄벌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법조인은 "셀러브리티와 같은 공인만이 아니고, 일반인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 악플의 피해자가 되고 있을 만큼 폐해가 심각하다"면서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김 피고인과 같은 악질 댓글러들은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밝혔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