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KT, '최순실 게이트'에 흔들…차은택씨 검찰 수사 유탄 맞나?
기사입력| 2016-11-10 14:24:55
'최순실 게이트'가 KT를 덮치고 있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KT의 인사와 이권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각종 의혹은 내년 3월 황창규 KT 회장의 임기 만료와 맞물려 있어 연임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 된 회사라는 점에서 정부의 입김에 일반 사기업보다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KT가 실적개선을 통해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여왔지만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게 됨에 따라 해당 사안이 연임 여부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KT는 올해 3분기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성장세를 보였다. 성장세의 중심에는 황 회장의 기가토피아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가 황 회장 연임의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KT로부터 광고 수주 특혜를 받았고, 친분이 있는 특정인사의 인사청탁을 받아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만약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KT는 황 회장의 연임을 위해 움직였다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9월 공개된 KT 영상 광고 24편 중 11편이 차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편 중 5편은 차씨의 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가 맡았고, 5편은 차씨의 측근인 김홍탁 대표가 있는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수주했다는 게 이유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설립된 지 1년도 안된 신생회사임에도 KT광고를 따냈고 이 과정에서 차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차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플레이그라운드는 자본금 1억원의 신생회사인데, 신생업체가 KT 광고를 담당하는 4개 회사 중 하나로 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대표가 차씨와 친분이 깊고, 이동수 KT 전무도 차씨와 매우 친한 사이라고 한다"며 "KT가 신생기업인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맡기는 것 자체가 큰 특혜인데 어떤 경위를 거쳤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동수 전무는 차씨가 몸담았던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1993년 1년간 함께 근무하는 등 20년 가량 친분이 깊은 인사다. 그는 차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오르기 두 달 전인 지난해 2월 KT에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한 뒤 그해 11월 KT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IMC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KT는 당시 특혜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동수 전무가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 상황이 변했다. 인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차씨와 친분이 깊은 이 전무를 KT에 입사시키기 위해 황창규 회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안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포착, 황 회장의 진술서를 받은 상태다. 안 전 수석은 황 회장에게 'VIP(대통령) 관심 사항'을 앞세워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검찰은 지난 8일 밤 KT 의혹의 중심에 있는 차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각종 이권 사업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조사에서 차씨가 KT 관련 의혹을 시인할 경우 KT도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하다.
KT는 차씨 관련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 의혹과 이 전무의 영입 과정에서 특혜는 없다며 각종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황 회장 관련 인사청탁 관련해서는 사실 확인이 어려운 만큼 공식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KT 관계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조사 중인 사안으로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은 없으며,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