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원료가 빠진 '가짜 건강음료'가 NS홈쇼핑과 공영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TV홈쇼핑 두곳에서 약 6000개 가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공영홈쇼핑에서 판매된 해당 건강 음료.
"건강을 위해 제품을 구입했는데 몸에 좋은 성분은 빠졌다니 황당하네요."
최근 TV홈쇼핑을 통해 건강음료를 구입한 주부 A씨(45)가 제품에 주요 성분이 빠져있었다는 소식에 이처럼 불만을 토로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과 중소기업청이 설립한 '아임쇼핑' 등 TV홈쇼핑 2곳이 해당 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상품을 판매한 NS홈쇼핑과 아임쇼핑의 제품 검수 절차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업체들의 안이한 대응 태도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4월 '가짜 백수오' 악몽이 또다시 재연돼, 되살아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NS홈쇼핑은 1조2516억원 취급고를 기록했고, 아임쇼핑은 지난해 7월 개국 이후 1년만에 6147억원의 취급고를 올렸다.
▶NS홈쇼핑·아임쇼핑서 구입한 건강음료 알고 보니 가짜?
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성분 함량을 속인 건강음료를 만들어 판 업체 대표 B씨(48)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함량 미달인 제품을 제조한 뒤 몸에 좋은 뿌리채소 성분을 넣었다고 속여 NS홈쇼핑과 아임쇼핑 등에 유통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B씨는 올 2월과 4월 20가지와 12가지 뿌리채소를 함유했다고 표기한 건강음료 58만1000여개를 제조하면서 뿌리채소 성분을 한 가지도 넣지 않거나 약간만 첨가하는 수법으로 4억8000만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콜라비와 비트, 생강 농축액, 자색고구마 등 성분을 첨가했다고 표기해놓고 제조비용을 아끼기 위해 원료를 일부만 넣거나 전혀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혐의 내용을 시인했다"면서 "제품에 첨가된 일부 원료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지난주 검찰로 송치됐다.
이 제품은 NS홈쇼핑과 아임쇼핑에서 박스 당 약 6만~8만원에 총 6000개(박스당 약 100팩)가 판매됐다. 2곳의 총 판매금액은 약 4억원 정도다.
▶NS홈쇼핑 "수사결과 보고 보상"…아임쇼핑 "도의적 차원 환불 진행중"
문제의 제품을 구입한 A씨는 "20가지의 뿌리채소가 들어가 몸에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가족들끼리 마시려고 주문했는데 아예 원료가 안 들어갔다니 사기당한 기분"이라며 "홈쇼핑업체가 제품 검수를 잘했으리라 믿고 구입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해당 '가짜 건강음료'를 판매한 NS홈쇼핑과 아임쇼핑의 제품 검수절차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한 목소리로 관련 절차에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식품안전연구소를 설립했고, 국내 최초 안전전담조직을 신설해 부적합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11단계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품질 관리력을 통해 업계 최저의 반품률과 최고의 재구매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제조 현장은 물론 원료수급처까지 직접 현장 방문하는 등 철저한 검수를 통해 정상 제품으로 확인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조업체 대표 B씨는 타 회사에 유통한 제품의 문제는 시인했지만, NS홈쇼핑에 유통한 제품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아임쇼핑 관계자도 "서류상 법적인 사항에 대해 모든 검증절차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상품은 가공 과정을 거쳐, 제조과정에 있는 사람만이 확인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의 소극적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양사의 홈페이지에는 3일 오전 현재까지 관련 안내문 등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A씨는 "구입한 건강음료에 주요 성분이 빠졌다는 말을 듣고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어떠한 안내 글도 찾을 수 없었다"며 홈쇼핑업체의 안이한 대응을 꼬집었다.
소비자 보상에 관해서는 양사의 행보에 다소 차이가 있다. NS홈쇼핑은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결정을 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반면 아임쇼핑은 "도의적 책임을 갖고 보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제조업체 대표가 당사에 납품한 제품은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약 당사 판매 제품에도 문제가 있다는 수사결과가 나온다면 구매고객에게 해피콜(고객들에게 전화 안내)을 통해 전량 환불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임쇼핑측은 "지난달 26일 경찰의 발표직후 내부적 논의를 거쳐 모든 구매고객에게 전화로 안내하고 전액 환불 처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인체유해 유무를 떠나서 고객들에게 관련 사항을 신속히 안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번 사건이) 지난해 '백수오 파동'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가 최근 되살아난 건강기능식품과 식음료 시장에 자칫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스럽다"고 경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