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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 농지 전횡으로 검찰행…안유수 회장 일가 부전자전 '땅놀이'로 논란

기사입력| 2016-11-03 13:44:40
에이스침대 홈페이지 중.
국내 침대업계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에이스침대 오너 일가의 '농지 전횡'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과 그의 장남인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이 충북 음성 땅의 농지 전횡으로 행정 당국으로부터 고발당한데 이어 최근에는 음성의 또 다른 땅에 대해 행정처분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건 모두 행정력의 한계를 교묘히 파고들어 농지를 구매한 뒤 농사 외의 용도로 사용하려다 벌어진 일이다.

창업주인 안 회장은 2000년대 초 안성호 사장에게 업계 1위 에이스침대를 차남 안정호씨에게는 2위 시몬스침대를 넘겨준 뒤 본인은 미국의 침대회사인 썰타침대와 판권협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활약 중이다. 침대업계 1위부터 3위까지를 에이스침대 오너 일가 3부자가 모두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스침대 일가의 농지 관련 전횡은 아버지 안 회장부터 안성호 사장과 안정호 사장까지 제각각 화려한 전력을 뽐낸다. 이들 부자의 행각에 일각에서는 '부전자전(父傳子傳)'의 전형적인 '나쁜 사례'라는 말도 나온다.

▶안성호 사장의 농지 전횡 검찰로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상곡리에 위치한 음성공장은 에이스침대의 본사 겸 중부공장이다. 총면적 30만8157㎡로 단일 침대공장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다. 침대제작 각 공정은 물론 연구소까지 함께 있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견학 프로그램에도 활용되고 있다. 안유수 회장이 불법으로 조성한 '땅굴'을 견학 프로그램에 넣어 홍보에 활용하다가 당국의 제재를 받은 사건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다.

안정호 사장도 2006년경 3만7890㎡ 규모의 농지를 구매해 보유하고 있다가 2014년 불법소유 건으로 감사원에 적발된 바 있다. 그 뒤 안정호 사장은 토지의 40%인 1만5249㎡는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AK레저에 매각했고, 나머지는 시몬스침대에 넘겼다. 안정호 사장은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지분 약 80%를 소유한 실질적 오너인 안성호 사장이 소유한 토지도 적지 않다. 경기도 이천시(7722㎡)와 여주시(4953㎡), 광주시(4269㎡) 일대와 충북 음성군(1만3105㎡) 등 알려진 곳만 3만㎡(9089평)에 달한다. 드러나지 않은 땅까지 합하면 더 많은 농지들이 불법 전용되거나 방치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에이스침대 일가가 검찰에 고발된 사건은 음성군 소재 농지를 '녹지'로 전환하겠다고 신고해 허가 받은 뒤 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성군은 지난 2009년 에이스침대 측의 농지 개발행위에 대해 허가를 내줬으나 기간 만료시점인 2014년 12월까지 준공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4필지에 대한 법적 소유주는 안유수 회장이다.

음성군 관계자는 "허가를 득하고도 방치하던 와중에 민원이 접수됐고 이에 지난 7월 음성경찰서에 에이스침대를 고발하게 됐다"며 "문제가 된 땅은 4필지(1000㎡) 규모로 현재 이 사건은 검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이번 사건은 청주지검 충주지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성군이 지난 7월 고발해 왔고 이후 8월 충주지청으로 넘어갔다"며 "현재 진행상황은 알지 못하며 결과는 지청에서 음성군으로 우편 통지할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안성호 사장은 비슷한 시점인 지난 7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도 농지 전횡 관련 건으로 일반인에게 고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버려진 농지 8필지… 농사짓는다?

에이스침대와 음성군과의 농지 전횡 관련 논란은 검찰에 고발된 건 이외에 또 있다. 현재 8필지, 1만2436㎡ 규모의 농지에 대해 행정처분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땅 역시 농지전용 구역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구매하고는 아직까지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일부는 10년이 넘도록 휴경지로 남아있는 곳도 있다.

음성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건은 4필지에 대한 개발행위 위반 건이고 현재 행정처분이 진행 중인 땅은 8필지의 농지에 대한 건"이라며 "8필지는 에이스침대가 지난 2000년 2필지, 2008년 2필지, 2014년 4필지를 각각 농사를 짓겠다고 구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스침대는 행정력의 한계를 이용해 오래전 농지를 구매해 놓고 방치하다가 당국에 적발됐고 지난 8월 행정처분 전 단계인 청문절차를 거쳤다. 음성군 관계자는 "지난 8월 회사 관계자를 불러 청문절차를 진행했고 향후 1년 내 농사를 짓지 않으면 강제처분 통지서를 발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에이스침대가 내년 8월까지 버려진 8필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행정처분은 다시 2년의 유예기간을 두게 된다. 농지는 농업경영을 할 자만이 취득할 수 있으며, 취득 후에는 본인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 농지를 취득할 경우 취득세를 감면해주는 것도 농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하지만 농지를 매입한 뒤 불법으로 전용하거나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안성호 사장이 행정 당국의 처분에 따라 직접 농사를 지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동생 안정호 사장처럼 매각해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얻는다. 에이스침대 일가의 이번 두 건의 경우 법에 따라 벌금을 내거나 매각하면 사실상 문제는 마무리된다.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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