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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순익, 30대그룹 전체의 95% 차지…쏠림 현상 심화

기사입력| 2016-11-02 10:40:08

국내 경제의 '대기업 빅5'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그룹 전체 매출액 중 5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간 거의 제자리 걸음을 보인 반면 순이익 비중은 59.2%에서 95.1%로 급등했다.

또한 5개 그룹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도 10년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익이 늘어도 고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10년간(2005~201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30대 그룹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0대 그룹 전체 매출액 가운데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상위 5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1.5%이었다. 10년 전인 2005년 59.2%에 비해 2.3%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그룹 순이익 중 5대 그룹의 비중은 59.3%에서 95.1%로 35.8%포인트 급등했다.

국내 대기업 전체 순이익의 대부분을 이들 5개 그룹이 차지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5대 그룹의 순이익 비중이 105.6%로 1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른 중하위 그룹들이 손실을 기록하는 동안 상위 5개 그룹이 이를 메우고도 남는 이익을 올렸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상위 10개 그룹으로 확대해도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10대 그룹의 매출액 비중은 2005년 76.2%에서 2015년 80.7%로 소폭 증가한데 비해 순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79.2%에서 98.3%로 19.1%포인트나 급등했다.

반면 하위 20개 그룹의 이익을 다 합쳐도 전체의 1.7%에 불과한 실정이다.

'빅2'인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절대적이다.

지난해 30대 그룹 전체 매출 중 두 그룹의 비중은 35.7%로, 10년 전인 2005년 34.4%에 비해 1.3%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이익 비중은 35.3%에서 59.4%로 24.1%포인트나 상승했다. 결국 두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이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특정기업 쏠림 현상이 심했던 2014년의 경우 30대 그룹 전체 이익 중 무려 81.0%가 두 그룹의 몫이었다.

삼성그룹의 매출액은 2005년 142조5697억원에서 지난해 271조8800억원으로 90.7%, 순이익은 9조4493억원에서 18조7786억원으로 98.7% 늘었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매출액은 73조7692원에서 171조4094억원으로 132.4%, 순이익은 5조7967억원에서 12조2272억원으로 110.9%나 치솟았다.

이처럼 이익이 한쪽으로 쏠리고 있지만 30대그룹이 고용하고 있는 임직원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30대 그룹 전체 고용 가운데 상위 10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73.2%에서 지난해 72.1%로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위 5개 그룹의 고용 비중은 55.0%에서 57.7%로 소폭 상승했지만 삼성과 현대차의 비중은 35.5%에서 32.4%로 오히려 떨어졌다.

그룹별로 보면 지난 10년간 이익이 가장 급성장한 그룹은 SK였다.

SK는 2005년 4조5617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에는 13조6262억원으로 198.8% 성장했다. CJ그룹이 117.8%로 2위, 현대차그룹이 110.9%로 3위였다. 뒤이어 삼성(98.7%), 신세계(80.6%), KT&G(79.4%)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30대 그룹 가운데 10년 전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이들 6개 그룹과 흑자로 전환한 효성그룹을 포함해 7개 그룹 뿐이다. 나머지 그룹들은 모두 적자로 전환하거나 이익이 줄었다.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두산, 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은 적자로 돌아섰고 LG, 한화, 롯데, KT, GS 등 9개 그룹은 10년전 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하위 20개 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8964억원으로, 삼성그룹 순이익 18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약 20분의 1에 불과했다.

이에대해 재계는 "기업의 규모가 글로벌화 되면서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학계에서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 경제가 장기적으로 튼튼해지려면 중간 허리층이 두터운 구조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