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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家 5촌간 삼성동 면세점 혈투, 장단점 비교해 봤더니
기사입력| 2016-10-14 09:04:47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오는 12월 발표될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3장의 주인공이다.
롯데,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SK네트웍스 등 유통 대기업 5곳이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유통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질 만큼 수익성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사업 특성상 오너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어 오너 일가의 자존심 대결로도 비춰질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면세점 수와 특허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방인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추가 발급 가능성이 낮아 올해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서울 삼성동을 후보지로 선정한 현대백화점과 HDC신라면세점(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이다. 같은 지역을 후보지로 두고 범(凡)현대가가 경쟁을 벌이게 된 만큼 관심이 뜨겁다.
▶특허권 3장중 1장 놓고 경쟁 치열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권 3장 중 2장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품에 안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제2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롯데면세점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 있는 워커힐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특허권 연장에는 실패했지만 기존 매장을 비워두고 사업 참여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던 만큼 특허권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경쟁은 기존 사업자였던 롯데와 SK네트웍스의 면세점 특허권 취득이 가장 높고 1장의 특허권을 놓고 현대백화점과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간 경쟁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곳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HDC신라면세점이 같은 후보지를 내세우고 있어 일차 경쟁 승자와 같은 후보지를 놓고 범현대가의 경쟁이 이뤄지는 만큼 오너 일가의 자존심 대결로 비춰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5촌간이다. 두 기업 면세점 후보지들은 채 1㎞도 떨어지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삼성동 무역센터,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현대아이파크타워에 각각 면세점을 열기로 했다.
정부가 같은 지역, 또한 특정 재벌가에 티켓 2장을 허가할 확률이 희박하다. 둘 중 하나는 고배의 쓴잔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디에프가 강남 센트럴시티를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어 지역이 다른 만큼 삼성동 중 1곳과 신세계디에프 중 한곳에게 최종적으로 면세점 특허권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즉,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최종전을 통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1장이 결정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면적 vs HDC신라-운영 경험
일단 삼성동을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현대백화점과 HDC신라면세점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면세점 운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운영 노하우와 면적에서 차이가 엇갈린다.
우선 HDC신라면세점은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장점이다. 호텔신라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현대백화점 측도 이 같은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럭셔리 백화점으로 자리 잡으며 2015년도 매출 9200억원을 올리고 있어 국내 최고수준의 명품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고, 백화점과 공동마케팅을 통한 시너지효과와 해외마케팅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지난해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뒤 1년여간 절치부심하며 철저히 준비했다"며 "오랜 시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면세점 사업 참여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장점은 면적이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의 총 총 1만4005㎡ 규모의 면세점 운영계획을 밝혔다. 쾌적한 매장공간과 동선을 확보해 관광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기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주차장 등을 활용해 459면의 대형버스 주차장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반면 HDC신라면세점은 매장 규모가 작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4일 면세점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직후 자료를 아이파크타워 1층에서 6층까지 약1만3000㎡ 공간을 면세점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아이파크타워의 일반건축물대장에서 확인된 연면적은 7400㎡에 불과하다. 길쭉한 사다리꼴 모양의 건물 특성상 건물 폭도 20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일반적인 면세점 매장 폭이 15~20m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장공간과 고객동선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아이파크타워 건물 배후에 공간이 주택과 소형 근린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대형버스 등의 주차 공간 확보도 녹록지 않다. 현대백화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해외관광객이 주 이용대상인 만큼 단체 고객 등이 한 번에 몰릴 수 있어 매장 규모를 크게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대형 명품 브랜드의 경우 매장내 최대 이용고객 제한 등의 운영방침에 따라 매장 면적 등을 고려해 입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형 매장을 선호하는 명품브랜드 유치가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면세점 운영능력도 중요하지만 면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HDC신라면세점의 경쟁력 발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건물 증측 허가 등을 받아 면적은 충분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삼성동의 경우 과거 면적을 앞세운 용산 HDC신라면세점과 달리 삼성의 IT기술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 공략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도쿄, 긴자 등의 면적이 넓지 않은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면적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