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선보인 프리미엄 세제 '캐나다23.4도'의 매출은 2월 1.1%에 그쳤지만 옥시 사태 이후인 3월 1.3%, 4월 2.4%, 5월 2.7%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프리미엄 세제군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성 생활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싸더라도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것이다. 프리미엄군과 별도로는 천연세정제로 이용 가능한 제품의 판매도 늘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안정성이 검증된 세제 관련 매출은 3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습시 살균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이후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친환경 세제를 앞 다퉈 선보이는 것도 매출 상승을 한몫 거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및 친환경 세제군은 비싼 가격으로 인해 대형마트의 주력 판매 제품이 아니었지만 최근 안전성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말 캐나다의 세제연구소인 '브이아이피솝프로덕트(Vip Soap Product)'와 함께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친환경 세제 '캐나다 23.4도'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23.4도는 액체 세제 매출의 구성비가 지난 2월 1.1%에 불과했지만 3월 1.3%, 4월 2.4%, 5월 2.7%로 증가했다. 코코넛, 대두 등 식물에서 유래한 자연 세정 성분을 활용한 제품으로, 인공 색소와 인산염, 방부제로 사용되는 파라벤, 형광증백제, 석유계 계면활성제 등 5가지 화학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제품군과 별도로 천연세정제로 이용가능한 제품의 매출도 늘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소다, 뿌리는 식초 등 제품의 5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4%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탁세제(-14.0%), 주거청소세제(-18.7%), 표백제(-21.1%), 섬유유연제(-15.3%), 탈취제(-20.5%)의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마트는 고가의 프리미엄 세제군으로 미국의 대표 친환경세제 브랜드 메소드(method)와 캐나다의 넬리(nellie's) 세탁세제를 판매 중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두 세제의 매출은 5월 기준 평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메소드는 미국 친환경 세제브랜드로 원료 성분과 설계, 제조 과정까지 환경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낸 세제인 동시에 세정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메소드 4배 농축세제는 2만2800원(1.57ℓ), 다목적 세정제 7900원(828㎖), 안티박테리아 다목적 세정제 9900원(828㎖)으로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캐나다의 넬리도 비슷한 추세다. 아기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베이비용 세탁세제로 입소문을 타며 해외직구 상품으로 먼저 알려진 제품 특성상 안전성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주요 구매층이다. 친환경세제인 넬리 세탁세제는 기존 베이비 세제 대비 2배 이상의 고가이지만 5월 매출이 평월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넬리 세정제품군 역시 '100회 쓰는 소다세제' 2만4900원(1.5kg), '산소표백제' 1만6900원(900g)으로 비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주방, 가정용품은 개인이 아닌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제품 특성상 안전성을 따지는 소비자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안전한 먹거리 식품을 넘어 공산품의 안전성까지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제품 라인업 구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