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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줄 세우는 인기 장난감의 '히트 공식'은?

기사입력| 2016-05-04 09:16:44
심각한 저출산 현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아동 산업은 호황이다. 골든 키즈, 에잇 포켓(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친조부모, 외조부모, 삼촌, 이모 등 8명의 지갑이 열린다는 뜻) 등의 신조어가 형성될 정도로 관련 소비 계층이 증가하면서 완구시장 역시 지속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거 완구 산업은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 등 특정 시즌에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요즘엔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면서, 히트 장난감의 파급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업계 판도를 뒤바꾸고, 애니메이션·뮤지컬 등 관련 시장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장난감 하나가 바꿔놓은 업계 판도…손오공 날고 영실업 울고

순수 국내 특허기술로 개발된 터닝메카드는 요즘 히트 완구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명 '부모 줄 세우는 장난감'으로 유명한 터닝메카드는 2014년 첫 선을 보인 뒤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한참 인기였을 때는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웃돈을 줘야만 구할 수 있을 정도였다. 도매점이 소매점에 물건을 풀지 않고, 물량을 묶어둔 뒤에 웃돈을 붙여서 파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거론되기까지 했던 것.

터닝메카드의 메가히트 덕에 손오공은 지난해 경쟁사인 영실업을 매출에서 압도적으로 눌렀다. 지난해 손오공은 1191억원의 매출액과 111억원의 영업이익, 92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손오공은 터닝메카드 하나로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영실업의 매출은 771억원으로 전년(1117억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같은 완구업계 판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3주간 로봇완구시장에서 터닝메카드는 4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터닝메카드 뿐 아니라 손오공의 또 다른 인기 제품인 헬로카봇 또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오공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어린이날을 앞두고 '한정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어린이날 기간에만 구입할 수 있는 황급빛 터닝메카드를 선보이면서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는 것. 손오공 관계자는 "이번 어린이날에는 고급스럽고 특별 구성한 한정판 제품으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키덜트(Kid+Adult) 아버지의 마음도 함께 사로잡을 것"이라며 "'터닝메카드W 애니메이션' 출시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올 한 해 지속적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려나갈 구상"이라고 밝혔다.

▶기획부터 완구와 애니 쌍끌이 작전…한 번 터지면 메가톤급

과거 인기 완구의 탄생 공식은 간단했다. 열이면 열, 인기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를 따왔다. 애니메이션 인기를 등에 업고 장난감 시장에 진출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젠 동시 공략전이 펼쳐진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완구와 애니메이션·게임 작업이 동시에 진행된다. 출시 시기 등도 섬세하게 조율된다. 장난감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달하면서 어린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히트 상품이 하나 나오면, 수백개 수만개의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가령 터닝메카드는 TV용 애니메이션에 이어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터닝메카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시즌1이 지난해부터 KBS 2TV에서 인기리에 방영돼 지난 2월 5일에 종영됐고, 이 인기를 등에 업고 새로운 시즌2인 터닝메카드W가 오는 19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터닝메카드 극장판 애니메이션 또한 연말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지난 2월 무대에 오른 뮤지컬 '터닝메카드 : 화이투스의 비밀'은 공연 내내 어린이 아동/가족부문 공연 예매율 1위를 달렸다. 전체 뮤지컬 순위에서도 '레미제라블',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등 쟁쟁한 작품들에 이어 4위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흥행파워를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히트 완구들은 다양한 오프라인 공간으로 그 인기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터닝메카드 챔피언십 대회가 대표적인 예로, 손오공측은 6개월간 전국 13개 지역에서 총 18회의 대회를 개최하면서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지속적인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올해도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여러 오프라인 공간에서 인기 완구 캐릭터를 내세운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랜드는 터닝메카드의 다양한 캐릭터를 내세운 놀이터를 특별 기획해 이번 어린이날 선보인다. 가족뮤지컬 '변신자동차 또봇-미션게임' 또한 5일과 6일 공연을 갖는다.

또한 이같은 인기 캐릭터의 질주는 해외시장까지 넘보고 있는데, 손오공은 최근 중국 미국 등 8개국에서 터닝메카드의 특허 출원을 통해 해외 본격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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