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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자본잠식과 상장폐지 위기 속 '성과급 잔치'?

기사입력| 2016-04-11 08:58:38
동부제철이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의 위기 속에서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부제철은 완전자본잠식에 가까운 경영파탄으로 주거래 은행인 KDB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왔다. 지난 2014년 10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고 향후 2년 내 졸업을 목표로 지난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동부제철은 2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으로 지난 2월 16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자금은 국민들로부터 나온 공적자금이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동부제철 등 부실경영으로 폐업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부활을 돕는 것이 워크아웃인 셈이다. 결국, 동부제철은 '국민들의 혈세'로 연명하는 와중에 직원들이 '돈 잔치'를 벌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소액주주 피해 우려

세계 철강업계가 우려할 정도로 업황이 심각한 상태에서 동부제철은 더 큰 위기에 빠져있다. 경영부실과 실적악화로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지난해 매출 2조3200억원으로 2015년 3조240억원 대비 23.3%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480억원으로 사실상 적자 상태다. 자본총액도 2013년 말 1조3267억원에서 2014년 말 695억원, 지난해 말에는 34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완전자본잠식은 면했지만 2년 연속으로 자본잠식률이 50%를 상회하는 상황이다. 동부제철의 자본잠식률은 2014년 81.3%, 2015년 97.8%에 달한다.

급기야 지난 2월 16일 한국거래소가 동부제철 측에 "시장에 퍼진 2년 연속 자본금 50% 이상 잠식설이 사실인지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동부제철 측은 결산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확정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2월 29일 2014년에 이어 2015년 말 기준으로 2년 연속 자본금 50% 이상 잠식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이날 "동부제철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우려가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 16일 이후 현재까지 동부제철의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다. 거래소는 오는 4월 20일까지 자본잠식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장을 폐지시킨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감자와 함께 대출금 2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위기 해소 가능성은 열려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추가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아닌 기존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감자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며 "동부제철의 상장폐지를 막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상장폐지 검토 와중에 성과급 지급

이처럼 회사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인 가운데 동부제철은 지난 2월 중반 전직원에게 월급 2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동부제철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5500만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직원 1인당 월급은 약 460만원, 성과급과 급여를 포함할 경우 약 1380만원을 지급받은 셈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2월 16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와중에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주식거래 정지 상태에서 성과급을 지급한 건 맞지만, 작지만 흑자전환하며 채권단과 협의한 목표가 충족돼 지급한 것"이라며 "주식거래 정지는 출자전환 등의 과정에서 자동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수차례 직원들의 임금 삭감 및 반납이 이뤄졌고 몇 차례 일부 보전도 진행됐다"며 "최근 4~5년 동안 실질적인 임금인상 없이 동결상태가 이어졌기에 이번 성과급 지급은 경영진이 지난해 약속한 작은 보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도 "일각에서 워크아웃 중에 성과급을 지급한데 대한 비난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며 "기업 정상화를 위해 워크아웃 돌입시 목표를 규정했고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기에 독려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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