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현대 도시인들의 관심이 '먹방'에서 '집방'으로 이동 중이다. '내방의 품격', '헌집줄게 새집다오',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등등 수많은 집방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먹방, 집밥, 먹스타' 열풍을 넘어 '집방과 방스타' 트렌드가 불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먹는 것(食)에 이어 사는 것(住)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내 집을 직접 꾸미고 가꾸는 셀프인테리어와 DIY(Do It Yourself)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집방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가구 판매액이 9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고, 올해는 전체 시장 규모가 28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집방·목공녀' 트렌드 뒤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있다. 집방 트렌드와 함께 전동공구를 찾는 여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전동공구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전동공구도 무선화, 경량화, 소형화되는 추세다.
전동공구는 콘센트에 연결해 사용하는 유선과 선 없이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한 무선으로 나누어지는데요. 최근에는 편리한 무선 전동공구가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 무선 전동공구에서 가장 주요한 부품이 바로 배터리다.
과거에는 이 자리에 니켈카드뮴 배터리가 사용됐지만, 2000년대 들어 리튬이온 배터리가 개발되며 대체되고 있는 형국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니켈카드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높아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수명이 길어 잦은 충방전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무선 전동공구의 사용과 동시에 무선 전동공구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도 크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2013년 3억6300만셀이던 전동공구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2016년엔 7억1800만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2005년 일본 업체들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이 시장에 노트북과 휴대폰 등 IT용 배터리 기술을 들고 뛰어들었다.
전동공구용 배터리는 강한 힘과 큰 용량,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작업시간을 늘리기 위해배터리 용량이 중요하고, 진동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은 기본이다. 특히 힘든 작업 시 급격한 소비전력의 증가로 배터리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이를 견딜 수 있는 고출력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저항을 낮춰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전동공구용 원통형 리튬전지에 비해 연속 출력을 50% 증가시켰고, 기계적인 강도도 33% 향상시켰다. 여기에 과충전 방지물질을 첨가해 충전기의 보호회로가 고장나도 발화, 폭발 등이 일어날 위험을 줄였다.
이 같은 성능향상을 통해 2005년부터 전동공구 업체 보쉬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7년 리튬이온 배터리부문 최고 공급업체로 선정된바 있다.
이후 TTi, Stanley Black&Decker, 마키타 등 4대 글로벌 전동공구 메이저 업체에 전동공구용 배터리 9억셀(누적)을 공급하며 전동공구용 배터리 시장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일본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전동공구 시장을 양분하기에 이르렀다.
나날이 증가하는 셀프인테리어와 목공녀들의 요구에 맞춰 발전하는 배터리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귀추가 모아진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