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금호가 형제들 주총서 신경전…동생이, 형에 '경영잘하라' 훈수?
기사입력| 2016-03-28 11:29:10
경영권 다툼을 벌인 금호가(家) 형제들이 공개석상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에 한동안 잠잠했던 형제간 갈등이 또다시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28일 열린 아시아나 주주총회에 대리인을 보내 경영 상태를 지적했다.
마치 동생이 형에게 '경영 좀 잘하라'고 훈수를 둔 셈이 돼버렸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2459만여주)를 보유한 금호석화는 이날 변호사 3명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켰다.
금호석화 대리인은 "작년 재무제표를 보니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한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2016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어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매출액이 5조2000억원인데 영업이익은 93억여원으로 현저히 미미한 수준이고 자본잠식은 계속 악화돼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급수수료 1500억원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관계회사간 거래도 왜 증가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식의 미봉책을 반복하면 안 된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한 구조조정과 비핵심자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호석화 대리인은 '경영책임'을 이유로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서 사장 재선임안은 찬반 거수를 통해 통과됐다.
서 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과 함께 그룹 전략경영실을 이끌고 있을 정도로 박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작년 이윤창출을 하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올해는 반드시 누적부진을 극복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과 편의를 증진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세창 사장은 이날 열린 금호산업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도 맡았다.
또한 박 회장과 서재환 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