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관이 명관'?…작년 30대 그룹 대표이사 70% 유임
기사입력| 2016-02-17 14:09:10
오는 3월 주총 시즌을 맞아 재계 임원들의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년 새 30대 그룹의 대표이사 70%이상이 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영 위기와 국내 경기 불황속에서 대기업들이 '안정 경영'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3분의 1인 9개 그룹은 계열사 대표이사를 단 한명도 교체하지 않았다. 그룹별로는 현대백화점, 한진, 효성 등 20개 그룹이 대표이사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킨 반면 포스코, LS 등은 절반 이상을 교체해 차이를 보였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270개 계열사 359명의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2015~2016년 이사 선임 안건을 분석한 결과, 100명(27.9%)이 교체됐고 퇴임한 이들의 임기는 3.4년으로 집계됐다. 상법상 대표이사 임기가 2~3년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기본 임기 이상을 채웠다는 얘기다. 퇴임자들의 평균 나이는 58.9세, 신규 선임된 대표이사 연령은 56.9세였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은 제외했다.
그룹별로는 대표이사가 1명인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면 포스코, LS 등이 대표이사 절반 이상을 바꿔 교체율이 높게 나타났다. 포스코는 지난 1년 간 대표이사 61.5%를 교체해 변동폭이 가장 컸다. 12개 계열사 대표이사 13명 중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엔지니어링,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엠텍, 포스코켐텍, 포스코강판, 포스코기술투자 등에서 8명의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졌다.
LS그룹 교체율은 50.0%로 뒤를 이었다. 16명 중 LS전선, 가온전선, LS엠트론 등의 계열사에서 8명의 새 얼굴이 등장했다. 이어 신세계(45.5%), GS(44.4%), SK(39.0%), 삼성(37.0%), 한화(36.8%), KT(36.4%) 등의 교체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개 그룹은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키거나 대표이사를 교체하지 않는 등 변동폭이 미미했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 8곳의 대표이사 13명을 교체 없이 그대로 유지했다. 한진(10명), 효성·동부(8명), KCC·현대(4명), 동국제강(3명), 대우건설·S-Oil(1명) 등의 대표이사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11개 그룹은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켰다. OCI는 계열사 8곳의 대표이사 14명 중 단 1명(7.0%)만 교체했다. 미래에셋도 총 8명 중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명(12.5%)만 교체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7명 중 1명(14.3%)을 교체했다. 롯데는 25명 중 4명(16.0%), 금호아시아나는 6명 중 1명(16.7%)을 신규 선임해 교체율이 10%대에 불과했다. 현대차(20.0%), 대림(25.0%), CJ(29.4%), LG(31.6%), 두산·영풍(33.3%) 등이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켜 경영 안정을 기했다.
퇴임 대표이사 100명은 대부분 기본 임기 이상을 채웠다. OCI의 퇴임자 임기가 7년으로 가장 길었고, GS(5.9년), LG(5.4년), 두산(4.9년), 한화(4.4년), LS(4.4년), 금호아시아나(4.0년) 등 4년 이상 재임한 그룹이 7곳이나 됐다. 대림(3.9년), 신세계(3.3년), 대우조선해양(3.2년), 롯데(3.0년)도 3년 이상이었다. 반면 삼성(2.9년), 현대차(2.8년), 현대중공업(2.7년), SK(2.6년), KT(2.6년), 미래에셋(2.5년)은 3년 미만으로 평균보다 짧았다. CJ(1.9년), 포스코(1.8년) 등은 2년을 채우지 못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