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심 재판부, 삼성家 이부진-임우재 부부에 이혼 선고
기사입력| 2016-01-14 17:22:23
'재벌가 자녀와 평사원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에게 1심 재판부가 이혼을 선고했다. 결혼한 지 17년 만에, 1년 3개월여의 조정과 소송 과정을 거쳐 내려진 판결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재판부(주진오 판사)는 1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이 임우재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자 지정 등 소송 선고 재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로 이혼을 선고했다. 이날 법원은 친권과 양육권은 이 사장에게 지정하고 자녀에 대한 임 고문의 면접교섭권은 월 1회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임 고문은 매달 한 차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 초등학생인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현재 아들은 이부진 사장이 양육을 하고 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임 고문 측은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을 이 사장에게 둔다'는 판결에 불복하고 100%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부진-임우재 부부는 1심에서 이혼이 선고됐지만, 자녀 양육권과 친권을 두고 법정 싸움을 계속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재판은 양측 모두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제기하지 않아 다루지 않고 있다.
지난 1999년 8월에 결혼식을 올린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고문은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다. 두 사람은 1995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후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다가 우연히 만났다가 사랑에 빠졌다는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로 유명하다.
당시 이부진 사장은 연세대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복지재단에 평사원으로 입사했고, 임우재 고문은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의 전산실에 입사를 했다. 그러다 그룹 내 사회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났다. 재벌가 자녀와 평사원이란 신분을 넘어 4년의 연애를 이어갔고,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당시 이 사장이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의 반대에 맞서 단식을 했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임 고문을 상대로 이혼조정 및 친권자 지정 등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두 사람의 파경 소식이 전해졌다. 이혼 소송 전인 2014년 12월과 2015년 2월에 두 사람은 조정을 거쳤으나,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5월 28일 2차 재판에서 이 사장은 결혼생활과 양육 환경을 가사조사관에게 조사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법원은 9월 12일 가사조사를 진행해 마쳤고, 이 과정에서 임 고문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 사장의 이혼 요구에 거부의사를 밝혀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한편, 임우재 고문은 소송 당시 삼성전기 부사장이었다가, 지난해 12월 초 삼성그룹 인사 때 상임고문으로 발령이 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