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몽고식품 명예회장 '갑질' 후폭풍…불매운동 조짐 보여
기사입력| 2015-12-25 10:11:03
몽고식품 명예회장의 '갑(甲)질' 행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경남 창원 향토기업인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이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언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난 여론이 무섭게 일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선 제품 불매운동까지 펼쳐질 태세다.
이에 몽고식품은 24일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이름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회사 명예회장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시작된 사과문에서 몽고식품 측은 "피해 당사자 분에게는 반드시 명예회장이 직접 사과를 드리겠다. 사태를 책임지고 명예회장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몽고식품은 "그동안 몽고식품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특히 피해 당사자 분에게도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번 일은 지난 9월부터 김만식 명예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한 A씨가 "김 명예회장으로부터 자주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9월부터 2개월여간 일하다가 권고 사직된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 명예회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수시로 욕설을 하는 등 폭언을 되풀이해왔다. 직원의 급소를 걷어차 치료를 받게 만드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는 것.
A씨는 이같은 폭로에 이어 김 명예회장의 직접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A씨의 폭로 내용이 온라인에서 퍼져가면서, 네티즌들은 김 명예회장의 '갑질'을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몽고식품 제품의 불매 운동을 제안하는 글도 눈에 띈다.
몽고식품 홈페이지는 24일 오전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차단됐으며, 오후에도 접속이 됐다가 차단이 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김 명예회장 사퇴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태세다. 오전 한때 주요 포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까지 했으며, "올해 갑질 중 최고다" "직원을 회사의 주인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하인으로 여기는 듯하다" "몽고식품 제품은 이제 절대 안 사먹는다"는 등의 비난이 온라인을 뒤덮고 있다.
한편 10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몽고식품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만들어 판매해온 장류 전문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장수기업 중 하나로, 몽고식품은 1905년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설립한 '산전장유양조장'을 전신으로 한다. 경남 마산에 처음 자리 잡은 회사는 광복 후 김흥구 창업주가 산전장유양조장의 사장으로 취임한 후 1946년 '몽고장유공업사'로 이름을 바꿨다. 1972년 사장으로 취임한 김 창업주의 아들 김만식 명예회장이 1987년 '몽고식품'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몽고송표간장' 등으로 유명한 몽고식품은 지난해 44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중국과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 유럽으로까지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김 명예회장의 아들인 김현승 대표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