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이어 일본 ㈜롯데 상장 검토
기사입력| 2015-12-09 15:06:3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호텔롯데의 상장 후, 일본 ㈜롯데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신 회장은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상장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그 산하의 롯데는 상장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호텔롯데 상장이 내년 상반기에 실현되면 장래 과제로 (일본 롯데의) 상장을 검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 상장의 목적에 대해 "시장의 엄격한 눈에 노출되는 게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플러스가 된다. 장기적으로 기업을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받는 건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이후 꾸준히 기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도 이런 방침에 따른 것이고, 일본 롯데 경영에 대해서도 같은 방침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또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주 대표가 주장한 일본 롯데는 형(신동주), 한국 롯데는 동생(신동빈)이 각각 경영한다는 한·일 분리 경영에 대한 거부 의사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줄기차게 하나의 롯데그룹 경영을 주장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최근 일본 롯데는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한국의 롯데제과 지분 2.1%(2만9365주)를 매수한 바 있다. 이어 일본 롯데는 9일 한국의 롯데제과와의 사업협력 강화차원에서 롯데제과 지분 7.9%(11만2775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공개매수기간은 12월 말까지로, 주당 매수가격은 230만원이며 총 예정매수금액은 최대 2594억원이다. 공개매수 예정 물량을 모두 매입할 경우 일본 롯데는 롯데제과 지분 중 최대 10%를 확보할 수 있다.
일본 롯데는 일본 내 사업의 중심회사로 메이지(明治), 모리나가(森永)제과 등과 어깨를 견주는 제과업계 대기업이다. 신 회장은 이런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제과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그동안 일본 롯데가 진출한 해외 시장엔 한국 롯데제과는 진출하지 않는 등의 암묵적인 룰에 따라 시장을 나눠왔다. 그러나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한·일 하나의 롯데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롯데제과의 협력을 통해 향후 진행될 일본 롯데 상장에도 큰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
경영권 분쟁중인 신동주 대표의 복귀에 대해 신 회장은 "직원과 임원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달려 있다.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원과 임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사람은 회사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본철학이다. 임직원의 지지가 없는 가운데 창업자의 지시서 한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과 가족은 별개이다. 기업의 문제는 주주 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2∼3주 전에도 형을 만났는데, 이사회는 항상 오픈돼 있다고 전했다.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좋은 경영 방침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설명해 달라는 것인데 아쉽게도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라고 덧붙였다.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