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취준생 두번 울린 동아쏘시오홀딩스, 채용 '갑질' 논란
기사입력| 2015-11-12 09:14:22
박카스를 생산하는 동아제약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취업준비생들을 두 번 울렸다.
회사 측은 '실수'라고 말하지만, 인생의 갈림길에서 애간장을 태웠던 취업준비생들에겐 '갑(甲)질'이나 다름없는 처사로 느껴질 만한 상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신입사원 공채에서 서류전형 후 면접까지 치른 30명 전원을 탈락시켜버렸다. 그 뒤 아무런 공지 없이 홈페이지에서 해당 직군(글로벌 전략) 합격자 확인란이 사라져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서류전형에 합격한 뒤 1차 면접을 본 30명은 혼란에 빠졌다. 9월 26일 서류전형을 거쳐 30일 1차 면접을 본 뒤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면접 결과를 발표하겠다던 회사의 말만을 믿고 기다리던 지원자들은 허탈하다 못해 황당함까지 느꼈다.
이중 일부는 회사에 문의를 했으나 "합격자에게만 개별 통보를 했다"는 '무성의'한 설명만 들을 수 있었다. 급기야 30명이 모두 불합격했다는 사실이 퍼져나가면서, 전형 자체가 취소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글로벌 직군과 함께 추진했던 의약품 개발·생산·영업직 선발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홈페이지에서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이같은 소문은 더욱 급속도록 퍼져나갔다.
이와 관련 동아쏘시오홀딩스 측은 "전형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확히 말하면 전형 과정에서 적합한 인재가 없어 해당 직군은 1차 면접에서 '전원 불합격'시켰다"고 해명했다. 이어 "홈페이지에서 합격 불합격을 조회하게 하는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같은 사실을 즉시 인지하지 못했던 인사 담당자가 그같이 전화 안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의 무성의한 대응에 대해선 비난의 여론이 높다.
온라인 취업정보 커뮤니티에 이번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채용 절차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네티즌들이 분노의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같은 사실이 온라인에서 본격 확산되자, 11일 오전 온라인 포털 검색어엔 '동아 채용 갑질'이 검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취업준비생들은 대체로 이번 동아쏘시소홀딩스의 채용과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류 전형을 통과시켰다면 어느 정도 자격은 다 갖췄다는 것 아니냐. 공개적으로 사람을 뽑겠다고 해놓고 면접까지 본 지원자들을 회사가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면 최소한 이에 대해 안내는 제대로 해줬어야 한다"는 항의의 목소리 또한 높다.
이와 관련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원자들에게 본의 아니게 혼란을 준 점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후 불합격자에게도 별도로 합격여부를 고지하도록 하겠다. 지원자들을 배려하고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입사원 선발과정의 작은 부분까지도 검토하고 개선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박카스 하나만으로 국내에서 1865억원(해외 매출액 3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필두로 동아에스티는 전문약 사업, 동아제약은 박카스와 일반약 사업을 맡아 전문성을 강화한 특화 전략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을 향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근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4남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권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쳤다.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한 강 부회장은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영업현장에서부터 경력을 쌓았으며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에 취임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