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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00대 기업 10곳중 1곳 '좀비기업'…돈벌어 이자도 못내

기사입력| 2015-10-18 14:56:35
국내 500대 기업 10곳 중 1곳은 이른바 '좀비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좀비기업이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고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에 의해 연명하는 기업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매출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3년과 2014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곳은 모두 49개사로 집계됐다.

1년이라도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2013년 75개사에서 지난해 85개사로 10곳이나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1.0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평가된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49개 기업은 지난해 3조92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급해야 할 이자는 4조8666억원에 달해 이자보상배율이 -0.8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2013년 이자보상배율은 -1.6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은 전년 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각 사별 영업적자 규모가 줄면서 평균 수치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인 49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현대중공업이 3곳으로 가장 많았고, SK, LG, 한화, 한진, 동부그룹 계열사가 각 2곳씩 포함됐다. 삼성, GS, CJ, LS, 대림, 현대, OCI, 금호아시아나, KCC, 동국제강 등은 각 1곳씩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남석유화학이 -25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도 107.4 악화됐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5억6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으로 45.1% 감소했지만 영업 적자는 794억원에서 765억원으로 3.7% 개선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2위는 물류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으로 -84.3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이 5억원이지만 영업적자는 442억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71.7), 쌍용자동차(-67), 현대삼호중공업(-52.3) 등도 영업적자로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계룡건설산업(-4.2) 등 15곳도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부채 규모가 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19곳이나 됐다.

LS네트웍스와 코오롱글로벌, KCC건설은 0.1이었고, 대한전선·한진해운·한국철도공사도 0.2에 불과했다. 이 외에 GS건설·티케이케미칼·한라·CJ푸드빌은 0.4, 아시아나항공·하이프라자는 0.6, 한화케미칼 0.7, STX 0.8, SK해운·대창·대한항공 0.9, 두산건설과 삼동은 1.0이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12곳 포함돼 가장 많았다.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중동 등지에서 저가 수주한 프로젝트 때문에 수익성이 후퇴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 업종이 각 7곳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다음은 운송 5곳, IT전기전자와 철강 3곳, 공기업·상사·자동차·부품 2곳 순이었다. 지주사, 유통, 에너지, 식음료, 생활용품, 기타 업종 회사는 1곳씩 포함됐다.

한편, 정부는 '좀비기업' 퇴출을 위한 전수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에 좀비기업 퇴출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고 기업 구조조정 협의체도 구성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연말까지 대기업을 포함한 구조조정 대상 선정 등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고, 내년 초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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