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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형제의 난', 결국 동생 신동빈 원톱체제로

기사입력| 2015-08-17 15:00:41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동생 신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다만, 최근 일본 L투자회사의 변경등기를 신청한 신 전 부회장은 그 결과에 따라 반격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17일 오전 9시 30분 일본 도쿄의 데이고쿠(帝國) 호텔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는 신 회장이 원하는 안건만 처리되며 30분 만에 끝났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건 반대 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형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 참석했지만, 동생의 독주를 막지는 못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앞세워 신 회장을 압박했던 신 전 부회장은 결국 씁쓸한 패배를 맛봐야만 했다.

주총이 끝난 후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보다 투명성이 높은 규범 경영을 계속해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했다. 컴플라이어스(규범 준수) 경영을 보다 강화하고 경영 기반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사사키 도모코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 직후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선 안 된다"며 "회사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총에서 신 회장의 두 가지 안건은 모두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총을 통해 한·일 롯데는 신동빈 회장 원톱체제가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처음 열린 주총에서 이사진들이 신 회장을 지지했기 때문에 더욱 그에게 힘이 실리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때 밝힌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개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선책으로 제시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와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 80% 해소 작업은 일본 롯데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까지 장악한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개혁을 어떻게 단행할지에 정·재계 뿐만 아니라 국민적 관심이 쏠리듯 하다. 또한, 원톱체제로 자리 잡은 한·일 롯데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모두 불거진 '반(反) 롯데정서'를 어떻게 이겨낼지도 관심사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친족 간의 갈등으로 여러분에게 많은 불안을 안겨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밝혀 한·일 롯데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은 법정 소송을 통한 장기전으로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배제한 채 9개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한 것에 대해 최근 일본 법무성에 취소 성격의 등기 변경을 신청한 상태다. 그 결과에 따라 신 전 부회장에게 반격의 카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은 여전히 롯데홀딩스에 적지 않은 우호지분을 가지고 있어, 언제든 반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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