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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설문>주부들이 꼽은 멘토를 삼을 재벌총수는

기사입력| 2015-08-09 15:56:38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우리네 젊은이들에게 '멘토'로 꼽히는 세계적 기업가들이다. 그들의 강의, 책, 인터뷰 등은 가슴을 파고드는, 주옥같은 가르침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 기업가들은 상대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존경보다는 비난에 익숙하다. 무슨 일이 터지면 "재벌들이 다 그렇지 뭐"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분명 한국의 기업가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많았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isse oblige)'가 그래서 더 강조되는 요즘이다.

그래도 또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한국경제에 있어 그들의 역할이다. 없어서는 안 될 경제의 기둥임에 분명하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공헌에 대한 역할도 넓히고 있다. 그들도 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스포츠조선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 주부평가단'과 함께 '작업'을 했다. 평가단, 즉 주부들과 한국 기업가 '멘토'를 찾아봤다. '우리 아이들의 멘토로 삼고 싶은 재벌 총수는?'이라고 물어봤다. 과연 누구를 꼽았을까.



▶'이건희-정몽구' 글로벌 멘토

이 질문을 던지자 많은 평가단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꼭 답을 해야 해요?"라는 반응도 있었다. 104명의 평가단 중 93명이 입을 열었다. 대상은 10대 재벌 총수로 한정지으려고 했다.

먼저 전체적으로 보면, 그룹 순위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듯 했다. '순위=업적'이란 인식이 강해보였다.

자, 이제 뚜껑을 연다. 1위, 예상대로였다. 삼성그룹을 이끌어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올랐다. 93명 중 34명, 37%가 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공로에 대부분 엄지를 치켜들었다. "삼성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낸 것이 존경스럽다". "대한민국 최고의 비지니스그룹 삼성을 이루어낸 사람으로서 본받고 싶다"는 등의 대답이 많았다. 이것과 연결돼서 "앞선 시대를 내다볼 줄 아는 능력을 높이 산다",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25명, 27%의 지지를 받았다. 역시 글로벌 이미지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동차라는 하나의 아이템을 세계화시켜서"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와 함께 "근면 성실한 이미지가 좋다"는 대답도 있었다.

3위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공동으로 올랐다. 구 회장에 대해서는 "정직하게 경영을 잘하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회장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로서 탁월한 경영능력이 점수를 많이 받았다. "여성 CEO로서의 섬세함과 세련됨이 느껴진다", "여성도 큰 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줬다"는 등의 대답이 있었다.

5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에게서는 '소통의 이미지'가 느껴진다고 했다. 한 주부는 "젊은 층과 소통다운 소통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6위는 최근 '형제의 난'에 빠진 롯데그룹의 신격호 총괄회장과 유한양행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고 유일한 박사는 대상에 없었음에도 추천을 받았다. "기업의 사회 환원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8위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랐다. 김 회장에 대해서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흥미로운 목소리가 나왔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한 주부는 "왜 재벌에게 멘토를 맡겨야 하죠"라고 반문했다. 이 설문을 준비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그만큼 아직 재벌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도 많은 주부들이 한국을 글로벌화 시킨 공로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재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높은 사회적 지위에 따른 도덕적 의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문제로 돌아간다. 지도층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도덕적 문제다.

추천대상에 없던 고 유일한 박사의 이름이 거론된 이유다. "기업은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기구"라는 그의 말이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 닿는다.

분명 성공한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 남들보다 탁월한 그 무엇들을 갖고 있다. 이 부분들이 '재벌'이라는 색안경에 많이 가려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가의 '멘토링'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 사회는 존경할 만한 그 '누구'에 굶주려 있다. 우리네 기업가들에게 그 역할을 기대해 본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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