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은둔하는 롯데 신동주·신영자 뭐하나…반격 위한 숨고르기?
기사입력| 2015-08-06 15:47:28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사흘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음성, 동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3일 일본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을 바꿔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귀국 이후 경영 현장을 누비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과 달리,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조용히 지내고 있다.
현재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무르면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곁을 지키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인 이 호텔 34층에서 동생인 신 회장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해 한국에서 우호지분을 좀 더 확보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리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손을 잡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또한 두문불출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 이사장은 현재 롯데재단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다. 신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신 총괄회장을 설득해 함께 일본행 비행기를 탔으며, 귀국길도 함께 했다. 특히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反) 신동빈 세력의 핵심으로 지목받았다.
그만큼 신동빈 회장 귀국 이후 신 이사장과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곁에서 머리를 맞대고 상당히 깊게 논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예상과 달리 차가운 여론을 접한 뒤 외부 노출을 자체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한국어에 서툰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모두 일본어로 했다.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아버지와 일본어로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는 역풍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동생이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폭로까지 일삼아 오히려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 신동빈 회장이 발 빠르게 일본 소재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 등기를 완료한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투자회사는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지배하면 사실상 한국의 롯데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재계에선 신동빈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 등기를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분쟁 등이 시작되면 신격호 총괄 회장의 동의 여부가 더욱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므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아버지의 뜻'을 내세운 또 다른 폭로전으로 판세를 뒤집으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