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롯데가(家) 골육상잔의 경영권 다툼에 불매운동 ‘부메랑’
기사입력| 2015-08-04 15:56:38
롯데가(家)의 골육상잔의 경영권 싸움이 결국 롯데 제품 불매운동을 불러일으켰다.
금융소비자원은 4일 "롯데 사태는 국내 재벌의 비양심적인 작태를 드러낸 단면으로 국내 재벌이 사회적 책임이나 공헌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롯데카드, 롯데백화점 등 롯데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사들도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롯데그룹사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롯데그룹의 정경유착, 자금조달, 상속, 세금포탈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전면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최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삼부자의 경영권 다툼 과정은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며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재벌가의 형제 간 싸움을 넘어 부자 간 싸움으로 번진 모양새 자체도 실망스러운데, 볼썽사나운 폭로전까지 치달았다. 또한 재계 5위의 대기업이 법적인 절차나 합리적인 경영행위가 아니라 총수 1인의 주먹구구식의 경영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또한 그동안 롯데가 강하게 부인하던 친일기업이란 꼬리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롯데는 일본기업 아니냐?'는 국민 정서까지 생겨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사이의 일본어 대화 육성 공개와 한국어를 못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 그리고 어눌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신동빈 회장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상당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회사가 일본의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L투자회사인 것으로 드러나 결국 일본 회사들이 한국의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 불매운동에 대한 움직임은 온라인 상 네티즌들끼리 논의가 되던 중, 소비자단체가 직접 나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단은 이날 서울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대표로 "롯데그룹 모든 회사는 국민과 더불어 성장해온 대한민국 기업이다. 특정 개인이나 가족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고객, 주주, 파트너사, 18만명에 달하는 직원이 함께하는 기업"이라며 "롯데그룹 설립자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 오신 신격호 총괄회장에 존경심을 표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도 명확히 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사장도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신동빈 회장과 한몸으로 한·일 롯데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신동빈 회장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쓰쿠다 사장은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열린 한·일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 앞에서 'One Lotte One Leader(하나의 롯데, 한 명의 리더)'라고 공개적으로 신 회장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