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부진은 옳았다, 무서운 승부사 기질로 서울 면세점 특허권 획득
기사입력| 2015-07-10 17:32:59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이 한화갤러리아와 함께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손에 넣었다.
서울과 제주의 신규 면세점 4곳 운영권을 놓고 지난달 1일 사업계획서를 받은 관세청은 그간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실시했으며, 9일과 10일 신청기업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10일 오후 5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기업에 주어진 단 두장의 특허권을 놓고 지난 5개월간 HDC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운영을 위한 합작법인인 현대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등이 피말리는 경쟁을 펼쳐왔다.
오너들까지 뛰어들면서 초반부터 관심을 집중시킨 이번 면세대전에서 이부진 사장은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매번 라이벌들의 허를 찌르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레이스 초반 현대가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으며 독과점 논란을 피했고, 이후에도 시기 적절한 대응과 이슈몰이를 하는 감각을 과시했다. 지난달 메르스 의심 환자가 제주신라호텔에 숙박한 사실이 알려지자, 하루 3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즉각 호텔 영업을 중단시킨데 이어 바로 중국으로 달려가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을 장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귀국하자마자 'K-디스커버리(Discovery) 협력단' 출범식에 참석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함께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한국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9일엔 직접 PT 관계자들을 만나 "잘되면 여러분 덕이고 못되면 내 탓"이라는 격려로 또 한번 통큰 리더십을 입증했다.
이런 이부진 사장을 놓고 업계에선 "냉철한 판단력과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대응 능력이 탁월하다고 것을 입증했다"는 평이 쏟아졌다. 이번 레이스를 통해 조용하지만 결단력있는 '이부진 리더십'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그룹 안팎에 심어주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편 이번 면세점 낙점 여부가 출사표를 낸 대기업 오너들의 그룹내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명확한 사실. 이부진 사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품에 안으면서, 그룹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