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항의성 글 멋대로 삭제하는 오픈마켓, 1위는 11번가
기사입력| 2015-07-07 17:42:27
인터넷 오픈마켓들이 고객의 항의성 글을 멋대로 삭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오픈마켓 구매후기 등 고객 게시글 삭제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G마켓·옥션 3곳에서 고객의 구매후기(상품평) 중 4360건이 삭제됐다.
이는 오픈마켓 측이 삭제한 것과 해당 상품의 판매자가 삭제한 것을 합한 숫자다. 오픈마켓별로 삭제 건수를 살펴보면 11번가가 32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옥션 602건, G마켓 501건 순이었다.
또 고객이 궁금한 점을 쓰면 판매자가 답변을 다는 Q&A 게시판에서도 삭제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11번가에서는 4만1879건이 지워졌고 옥션과 G마켓에서도 각각 1623건, 1424건이 사라졌다.
오픈마켓들은 '상품평과 첨부된 의견의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회사는 해당 상품평과 첨부된 의견을 삭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약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 개인정보 노출, 욕설, 비방 등 내용이 담겨있는 글이 삭제된다.
그러나 오픈마켓과 판매자들이 '부적절'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 상품의 품질이나 배송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항의성 글을 임의로 지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신 의원의 지적이다.
신 의원이 소개한 사례를 보자. A씨의 경우 오픈마켓에서 공기청정기를 구매했다가 얼마되지 않아 마음이 바뀌어 주문을 취소했다. 그런데 취소 당시 배송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판매자는 배송비 명목으로 2만원을 빼고 환불했다. A씨는 Q&A 게시판에 항의하는 글을 썼지만, 하루 만에 글이 삭제됐다. 오픈마켓 고객센터에도 따져봤지만 "약관상 판매자가 임의로 삭제를 할 수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신학용 의원은 "오픈마켓에서 고객의 글을 임의로 삭제해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 생긴다. 공정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오픈마켓 약관 내용 중 삭제와 관련한 요건을 고칠 필요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